男 탁구 안재현,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 무산…그래도 값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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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8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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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팔크에 3-4 패배…최연소 메달 획득

남자 탁구 대표팀 안재현. (대한탁구협회 제공) © 뉴스1
남자 탁구 대표팀 안재현. (대한탁구협회 제공) © 뉴스1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 막내 안재현(20·삼성생명)이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 진출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하며 한국 탁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안재현은 27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헝엑스포에서 열린 2019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 단식 4강전에서 마티아스 팔크(스웨덴)와 혈투를 펼친 끝에 3-4(11-8 7-1 11-3 4-11 9-11 11-2 11-5)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안재현이 이번 대회 이룬 성과는 적잖다. 안재현은 4강에 오르면서 이미 동메달을 확보, 한국 탁구 최초로 세계선수권 첫 출전에서 메달을 따내는 역사를 썼다. 이와 함께 약관의 나이로 역대 한국 남자 단식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됐다.

안재현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에 유일한 메달도 선사했다. 지난 2017년 뒤셀도르프 대회에서 대표팀은 이상수(삼성생명)가 남자 단식, 그리고 정영식(미래에셋대우)과 함께 나선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는데 이번에는 안재현만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6번째 한국 남자 단식 메달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남자 단식은 김택수 감독이 현역시절 메달을 딴 것에 이어 2003년 파리 대회 주세혁(한국마사회)이 은메달을 따냈고, 오상은 미래에셋대우 코치가 2005년 상하이,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2007년 자그레브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그리고 이상수에 이어 안재현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안재현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탁구계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세계 랭킹 157위인 안재현은 본선 128강에 직행하지 못해 예선전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본선 1회전부터 세계 랭킹 14위이자 홍콩의 에이스 웡춘팅을 4-0으로 완파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32강전에서 29위 다니엘 하베손(오스트리아)를 누른 안재현은 16강전에서 세계 4위인 일본의 16살 천재 하리모토 도모카즈를 격파해 파란을 일으켰다. 하리모토는 지난해 왕중왕전 격인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 파이널스 남자 단식 우승자로 내년 도쿄올림픽 일본의 엄청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 그러나 안재현의 돌풍에 눈물을 뿌리고 말았다.

안재현은 8강전에서 대표팀 선배 장우진(24·미래에셋대우)까지 넘어섰다. 지난해 코리아오픈 3관왕에 빛나는 장우진은 세계 10위의 노련함으로 맞섰지만 풀 세트 접전 끝에 역전패하면서 안재현이 한국 탁구 새 역사를 썼다.

잇따라 강호들을 격파한 안재현의 기세는 4강전 초반에도 이어졌다. 안재현은 1세트 드라이브가 호조를 보이며 11-8로 이겼다. 2세트를 뺏겼지만 3세트 심기일전해 적극적인 공격으로 3점을 먼저 내며 주도권을 잡았다. 백핸드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한 안재현은 상대 실책까지 더해 11-3,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갔다.

세계 16위 팔크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88cm 큰 키와 긴 팔을 이용한 스매싱으로 20cm 이상 작은 안재현을 괴롭혔다. 팔크는 2세트 11-7, 4세트 11-4로 이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5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안재현은 잇단 드라이브가 성공하고 상대 실책을 유도해 7-2까지 앞섰다. 그러나 팔크의 허를 찌르는 백핸드 등으로 내리 실점하며 9-9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9-11로 세트를 내주며 분위기까지 넘겨줬다.

그러나 안재현은 6세트를 11-2로 잡으며 마지막 세트로 승부를 몰고 갔다. 7세트에도 4-2로 앞서면서 대역전을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팔크의 까다로운 백핸드와 드라이브 실수가 겹쳐 8실점, 경기를 내줬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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