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외국인 거포들, 이제 맘고생 떨치나

  • 동아일보

부진 키움 샌즈-KT 로하스, 9일 고척서 마수걸이 홈런
이름값 못해 그동안 전전긍긍
수비형 아수아헤는 못쳐도 느긋

봄비가 내리면서 깨어난 건 봄꽃만이 아니다. 그동안 겨울잠에 빠져 있던 거포들의 타격 본능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10경기 넘게 홈런을 치지 못해 동료와 팬들의 속을 태웠던 외국인 강타자들이 잇따라 홈런을 신고하고 있다.

비가 내리면서 4경기가 취소됐던 9일 유일하게 고척돔에서 열렸던 키움과 KT의 KBO리그 경기에서 양 팀 외국인 타자들이 잇따라 첫 홈런을 쳤다. 키움의 제리 샌즈(32)는 호쾌한 만루홈런으로 팬들에게 첫 홈런을 선사했다. 1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KT 선발 김민의 시속 147km짜리 초구를 걷어 올려 한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만루홈런이었다. 지난해 8월 웨이버 공시된 마이클 초이스를 대신할 외국인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샌즈는 지난해 26경기에 출장해 12홈런을 치며 팀의 중심 타선으로 순식간에 자리 잡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에는 14경기 동안 홈런을 만들지 못했다.

팀 패배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KT의 로하스(29)도 같은 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때렸다. 지난 시즌 43홈런 114타점을 기록해 KBO리그 전체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인 영입이란 평가를 받은 로하스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날 첫 홈런을 치기 전까지 2할 1푼대 타율에 0홈런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활약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홈런이 터지지 않았음에도 두 팀은 선수들을 믿고 계속 기용했다. 이철진 키움 전력분석팀장은 “홈런이 늦었을 뿐 다른 기량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로하스 역시 지난해 3, 4월 성적만 보면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KT는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말까지 로하스는 2할대 초반의 낮은 타율을 기록하다가 5월 들어 본격적으로 타격감을 과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면 롯데 아수아헤는 이날까지 홈런을 만들지 못했다. 샌즈와 로하스가 ‘0홈런 클럽’을 탈출하면서 아수아헤는 10일 기준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홈런을 때리지 못한 선수라는 좋지 않은 감투를 쓰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수아헤의 0홈런이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아수아헤의 타격 스타일이 장타를 장점으로 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수아헤는 1000경기가 넘게 출전하면서 에러가 한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수비력이 장점”이라며 “롯데가 아수아헤를 영입한 가장 큰 이유도 공격이 아닌 수비력 보강에 중점을 두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외국인 타자#키움 히어로즈#샌즈#kt 위즈#로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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