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아니겠지… 전자랜드, 22년 꿈만 꾸던 챔프전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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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도 LG에 승리, 사상 첫 진출
피말리는 혈투 동점 11번 명승부, 4Q 뒤집혔으나 6분 만에 재역전
1분 남기고 강상재 쐐기 3점포… 모비스-KCC 승자와 마지막 승부
LG, 종료 6분전 메이스 부상 이어 외곽포 조성민 5반칙으로 무너져

전자랜드 선수들이 8일 창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를 88-86으로 꺾고 3연승으로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3연승으로 체력을 아끼게 돼 포스트시즌만 오르면 부진했던 징크스를 깨뜨릴 기회를 맞았다. KBL 제공
전자랜드 선수들이 8일 창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를 88-86으로 꺾고 3연승으로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3연승으로 체력을 아끼게 돼 포스트시즌만 오르면 부진했던 징크스를 깨뜨릴 기회를 맞았다. KBL 제공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LG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이 열린 8일 창원실내체육관.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두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전자랜드 기디 팟츠가 외곽의 강상재에게 패스를 찔렀다. 지체 없이 쏘아올린 강상재의 3점슛은 큰 포물선을 그린 뒤 깔끔하게 림을 갈랐다. 전자랜드가 4점 차로 달아나며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사실상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전자랜드는 이날 88-86으로 이겨 3연승으로 4강전을 통과해 현대모비스와 KCC의 경기 승자와 13일 또는 14일 챔피언을 다투게 됐다. 전자랜드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팀의 전신인 대우증권과 신세기 등을 통틀어서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이 없었지만 이번 시즌 구단의 새 역사를 썼다.

전자랜드는 찰스 로드가 25점 6리바운드, 팟츠가 20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이날 양 팀은 동점 11차례, 역전 17차례를 반복하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3쿼터를 70-69로 앞선 채 마친 전자랜드는 4쿼터 시작과 함께 LG 강병현에게 3점슛을, 메이스, 김종규에게 골밑 득점을 연달아 허용하며 70-76으로 끌려갔다. 종료 4분여를 남겨두고 정효근과 차바위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면서 84-80으로 리드를 되찾아온 전자랜드는 강상재의 3점슛과 박찬희의 자유투 득점을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2차전을 111-86으로 크게 승리한 전자랜드는 당시 출전 선수 전원이 30분 이하로 뛰면서 체력을 아꼈다. 이를 통해 3차전 초반부터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강한 압박 수비를 펼쳤다. 차바위가 김시래를, 정영삼이 조성민을 거세게 압박하며 주전 가드진의 체력을 빼놓았다. 1, 2차전 평균 18점으로 활약했던 김시래는 이날 12점에 그쳤다.

정효근(202cm) 강상재(200cm) 이대헌(197cm) 등 장신 포워드진 역시 넉넉한 체력을 바탕으로 LG의 ‘트윈 타워’ 메이스와 김종규를 상대로 팀 리바운드에서 45-34로 오히려 앞섰다. 4쿼터에만 공격 리바운드 11개를 잡아내며 연승 행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LG로서는 6분여를 남기고 메이스가 발목 부상으로, 조성민이 5반칙 퇴장으로 연달아 이탈한 것이 아쉬웠다. 골밑과 외곽에서 주축 역할을 한 선수가 나란히 빠지면서 승부의 추가 크게 기울었다. LG는 메이스가 25점 10리바운드, 김종규가 19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챔프전 진출은 전자랜드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늘과 내일은 선수들이 즐겼으면 좋겠다. 이런 기분을 느껴봐야 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챔프전에 가서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농구#전자랜드#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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