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야구에 모든 것 바친 이치로 삶, 흉내 못낸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5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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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는 야구에 인생을 바쳤다고 생각한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7)가 선수 생활을 마감한 이치로(46)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일본 야구매체 풀카운트는 5일 추신수 인터뷰를 게재했다. 지난달 은퇴한 ‘야구 천재’ 이치로에 관한 이야기다.

아시아 타자를 대표하는 추신수와 이치로는 2005년 시애틀에서 잠시 한솥밥을 먹었다. 추신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치로는 ‘구름 위의 존재’ 같았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2001년 시애틀과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따낸 것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시애틀과 계약해 2001년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마이너리그부터 차곡차곡 경험을 쌓은 그는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추신수는 시애틀 메이저리그 팀에서 14경기를 뛰고 2006년 시즌 중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됐다.

추신수는 “함께 뛴 게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은 거의 없다. 그는 이미 슈퍼스타였다”고 회상했다.

‘루키’였던 추신수는 계속 성장했다. 주전 외야수로 인정을 받고,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슈퍼 스타’ 이치로와 대화할 기회도 늘어났다. 그 사이 이치로는 한결 같이 정상의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추신수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그 이후’다. 선수로 내리막을 걸을 때도 이치로는 흔들리지 않고, 담담히 경기를 준비했다.
추신수는 “이치로가 프런트로 합류한 뒤에도 변함없이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는 모습에 정말 놀랐다”며 “아마 올해 도쿄 개막전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똑같은 준비를 계속한다는 건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가 더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이치로는 지난해 5월 초부터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시애틀 구단 특별 보좌로 물러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다시 한 번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달 20~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개막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마지막까지 불꽃을 태운 이치로는 빅리그에서 통산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 1420득점을 남겼다.

추신수는 “이치로는 야구에 인생을 바쳤다고 생각한다. 삶의 중심에 야구가 있고, 무엇보다 야구가 우선이었다. 야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그의 삶의 방식을 받아들여준 가족의 힘도 컸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나도 야구를 제일 좋아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생활의 중심은 가족이지 야구가 아니다. 아내나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는 야구를 그만두고 가족을 택할 것이다. 야구에 모든 것을 바쳐 온 이치로의 삶은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4일까지 통산 1499안타를 때려냈다. 이치로에 이어 아시아 출신 타자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 2위다. 통산 189개의 홈런은 아시아 선수 역대 1위다. 추신수는 “야구사에 이름을 새긴 ‘레전드’와 비슷한 시기에 태평양을 건너, 함께 뛸 수 있었던 것은 큰 재산이 된다”며 미소지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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