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처럼…여자축구 지소연은 그렇게 ‘본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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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4일 06시 31분


한국 여자축구의 대들보 지소연.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한국 여자축구의 대들보 지소연.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자타공인,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는 손흥민이다.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톱클래스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들에게도 경계 대상 1호가 되는 선수다. 소위 ‘레벨’이 다른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축구계에 있어 축복 같은 일이다.

대표팀 내에서도 그의 존재만으로 많은 효과가 있다. 상대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반대로 동료들에게 든든한 힘을 전이시키는 기둥 역할도 한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활약할 무렵 한 대표선수는 “우리 팀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에너지가 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손흥민도 그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은 “(손)흥민이 형은 주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고, 선수들도 그 영향력을 알고 있다”며 에이스이자 캡틴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그 영향력은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다. 브라운관을 누비는 세계적인 스타 손흥민을 보면서 꿈을 키우고 있는 유망주들까지 감안하다면, 그야말로 큰일을 하고 있다. 그런 축구인이 또 있다. 판의 크기와 관심도가 다를 뿐, 여자축구계의 에이스 지소연 역시 자랑스러운 본보기다.

역시 영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소연은, 첼시 레이디스의 핵심 공격수다. 첼시 레이디스는 지난달 28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른 팀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런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가 지소연이다. 여자대표팀에서의 영향력 역시 손흥민 버금간다.

지소연은 지난 1일 파주NFC에 입소,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에 합류했다. 여자대표팀은 6일과 9일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국내에서 두 번의 친선경기를 갖는다. 1차전은 용인, 두 번째 경기는 춘천에서 개최된다. 궁극적인 지향점은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이다. 한국은 지난 2015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에 도전한다. 그 중심에 지소연이 있다.

지소연은 “4년 전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월드컵에 임해야할 것 같다. 후배들도 많으니 4년 전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잘 이끌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월드컵은 다른 대회들보다 훨씬 더 압박감이 심하다. 누구나 꿈꾸지만 쉬운 무대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이겨내야 한국 여자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다부진 각오를 피력했다.

자신들의 성과 너머 한국 여자축구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지소연은 나아가 ‘롤모델’이 되어야한다는 큰 뜻도 덧붙였다.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2연전은 국내에서 4년 만에 펼쳐지는 여자축구 A매치다. 관련해 지소연은 “국내에서 A매치를 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한 뒤 “어린 (여자축구)선수들이 우리를 보면서 축구 선수로의 꿈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2006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지소연은 어느덧 14년 동안 한국 여자축구의 대들보로 활약하고 있으며 어느덧 A매치 113경기를 소화했다.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자) 가입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 해준 덕분에 한국 여자축구는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 월드컵 2회 연속 진출에 2회 연속 16강에 도전한다.

과거 ‘황무지’, ‘불모지’라는 표현까지 들어야했던 여자축구계였음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고 지소연이라는 선수가 미친 영향이 제법 크다는 생각이다. 그를 보고 여자 축구선수를 꿈꾸는 선수들도 분명 늘었고 여전히 늘고 있다. 남자축구의 손흥민처럼, 여자축구계의 지소연 역시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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