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개막전 선발 라인업 제외…“라인업은 내 권한 밖, 질문은 감독에게”

예상과 달리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가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추신수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지 언론들도 추신수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을 비중있게 다뤘다. 추신수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던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이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내린 큰 결단은 추신수를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것이었다”고 전했고, 포트 워스 스타-텔레그램도 “지난해 텍사스의 유일한 올스타이자 텍사스 담당 기자들이 뽑은 ‘텍사스 구단 올해의 선수’인 추신수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우드워드 감독이 놀라운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컵스 좌완 선발 투수 존 레스터를 맞아 추신수 대신 헌터 펜스를 개막전 선발 라인업을 포함했다”며 “지난해 텍사스의 ‘올해의 선수’이자 올스타이고, 클럽하우스 리더인 추신수가 벤치에서 시즌을 시작한다”고 추신수의 개막전 선발 제외를 이변이라고 봤다.

추신수는 MLB닷컴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텍사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왜 내가 이 곳에 있는지 증명해왔다. 나는 매일 경기에 나서는 선수고, 내가 텍사스에서 뛰는 이유다. 나는 여전히 매일 경기에 나서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을 향해 “나에게 던질 질문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라인업은 나의 권한 밖이다”며 “라인업과 관련된 질문은 감독에게 하라”고 다소 아쉬움을 표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 대신 펜스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하기로 결정하고서는 개막 이틀 전 직접 추신수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는 모든 행동이 완벽하게 프로페셔널하다. 나는 정말 추신수를 존중한다. 우리 팀 젊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신수에게 개막전 선발 라인업 제외 소식을 전하면서 “개막전이 특별하기는 하지만 한 경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개막전이라고 들뜨고 싶지 않고, 올해 우리 팀은 162경기를 치러야 한다. 개막전이라고 다르게 선수를 기용하고 싶지도 않다”며 “만약 오늘 경기에서 우타자 펜스를 제외하면 당분간 펜스를 기용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추신수는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추신수는 ‘나는 매일 뛰고 싶다’고 답하며 프로답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다음달 1일 좌완 투수 콜 해멀스를 상대한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추신수가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드워드 감독은 “아직 모른다. 나중에 알게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추신수는 결국 이날 경기에 결장했다. 추신수, 류현진(32·LA 다저스),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최지만(28·탬파베이 레이스)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 5명 가운데 유일하게 개막전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우드워드 감독이 추신수 대신 지명타자로 투입한 펜스는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가 결장한 가운데 텍사스는 컵스에 4-12로 대패했다.

텍사스 좌완 선발 투수 마이크 마이너는 4⅔이닝 5피안타(1홈런) 3탈삼진 2볼넷 6실점으로 부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제시 차베스(⅔이닝 3실점), 카일 다우디(2이닝 3실점) 등 불펜진도 무너지면서 텍사스는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컵스 선발 존 레스터는 6이닝 4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펼쳐 승리를 따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