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다시 지핀 벤투호, 천적 케이로스 앞에서 기름을 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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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5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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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26일 오후 8시 서울W서 콜롬비아와 평가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9.3.24/뉴스1 © News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9.3.24/뉴스1 © News1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이 열리던 지난 22일 울산 문수경기장. 킥오프까지 채 30분도 안남았는데 빈자리가 제법 보여 내심 “이번에는 만원관중이 어렵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 무렵부터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축구협회의 최종발표 4만1117명의 관중이 울산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국내에서 열린 A매치 5경기 연속 매진이었다.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탈환이라는 기치를 들고 참가했다가 8강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쳤던 2019 UAE 아시안컵 결과와 함께 벤투호를 향한 호응도가 살짝 꺾인 것은 사실이었다. 때문에 볼리비아전은, 축구협회 측에서도 ‘흥행’을 자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팬들의 성원은 뜨거웠다.

덕분에 한국 축구는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9월 코스타리카전(고양종합운동장)을 시작으로 칠레전(수원월드컵경기장), 우루과이전(서울월드컵경기장), 파나마전(천안종합운동장)에 이어 볼리비아전까지 A매치 5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팬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멋진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골은 하나 밖에(1-0 승) 나오지 않았으나 내용은 만족스러웠고 때문에 다가올 콜롬비아전 역시 조심스레 6경기 연속 구름관중을 기대하게 됐다. 상대가 화려한 스쿼드의 강호이고 특히 이란대표팀을 이끌 당시 한국의 ‘천적’ 같은 느낌을 줬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터라 배경이 더 흥미진진하다. 만약 콜롬비아를 상대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다시 지핀 불에 기름을 부을 수 있을 전망이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지난 22일 울산에서 볼리비아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던 대표팀은 긴장과 부담을 다소 내려놓고 톱클래스라 칭해도 무방한 콜롬비아와 일전을 준비한다.

괜히 표현하는 ‘강호’가 아니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12위에 올라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바이에른 뮌헨 소속의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비롯해 라다멜 팔카오(AS 모나코), 예리 미나(에버튼), 다빈손 산체스(토트넘) 등 팬들이 알만한 이름들이 수두룩하다. 이들을 케이로스 감독이 이끌고 있어 더 흥미롭다.

다른 나라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 중 국내 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감독이 아닐까 싶다.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

이청용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2019.3.22/뉴스1 © News1
이청용이 22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볼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골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2019.3.22/뉴스1 © News1

2011년 4월부터 이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케이로스는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이던 2013년 울산에서의 ‘주먹감자’ 사건을 비롯, 마주칠 때마다 경기 전후로 신경전을 유발하는 등 ‘밉상’이었는데 결국 모든 이미지는 우리를 상대로 잘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케이로스의 이란에 1무4패로 철저히 밀렸다.

그랬던 그가 2019 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이란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한국과의 인연은 정리되는 듯했다. 그런데 케이로스가 콜롬비아의 지휘봉을 잡았고 콜롬비아가 일본(22일)-한국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2연전을 결정하면서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이란을 이끌 당시 철저한 실리 축구로 한국을 괴롭혔던 케이로스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손에 쥐었을 때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자못 궁금하다. 지난해 우루과이에 버금가는 강한 상대다.

반대로 기회다. 만약 좋은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선수들과 지도자 모두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향후 세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혹 결과까지 얻는다면, 진짜 ‘축구의 봄’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파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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