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女쇼트트랙 위협하는 수잔 슐팅, 어떻게 괴물이 됐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10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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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슐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수잔 슐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여자쇼트트랙은 세계 최강이었다.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한국체대)의 투 톱 체제가 굳건하고 김지유(콜핑팀)의 상승세도 무섭다. 특히 1000~1500m 중장거리 종목에선 적수가 없다. 캐나다와 중국의 공세가 거셌지만, 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러나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판도가 바뀌었다. 유럽의 강세가 뚜렷하다. 네덜란드와 러시아, 헝가리 등 그간 쇼트트랙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국가의 선수들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잔 슐팅(네덜란드)이 중심에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8~2019시즌 쇼트트랙 월드컵시리즈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괴물급’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1000m는 5차례 가운데 네 차례 석권했고, 1500m에서도 금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3차 대회(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선 취약종목인 5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쇼트트랙의 간판인 최민정과 심석희가 ‘여제’로 등극한 행보를 그대로 걷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슐팅이 평창올림픽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을 때만 해도 운이 따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상승세는 좀처럼 꺾일 줄 모른다. 슐팅은 170㎝·65㎏의 피지컬을 자랑한다. 스케이팅 기술뿐만 아니라 웨이트트레이닝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근력이 워낙 뛰어나 몸싸움에 강하다. 게다가 스케이팅의 기본기가 타고난 네덜란드 선수들의 특성에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란 없다”는 마인드도 강점이다.

1998나가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상미 MBC 쇼트트랙 해설위원은 “(슐팅의) 피지컬과 네덜란드 코치진의 체계적인 지도가 만든 결과라고 본다. 장비의 발전도 한몫 했다. 페이스가 워낙 좋다. 앞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제 여자대표팀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슐팅을 넘어서야 할 상황이다.

바야흐로 쇼트트랙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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