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보다 컸던 기성용의 빈자리…벤투호, 탈압박-빌드업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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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7일 2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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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직전 실점, 1-1 아쉬운 무승부

파울로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과 기성용./뉴스1 DB © News1
파울로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과 기성용./뉴스1 DB © News1
기성용(29?뉴캐슬)의 빈 자리는 우려했던 것보다 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지난 8월 출항한 벤투호의 첫 원정 경기에서 기성용을 비롯해, 손흥민(26?토트넘), 정우영(29?알 사드), 황희찬(22?함부르크) 등 주축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아시아 챔피언’ 호주와 비겼다는 점은 나름 칭찬할 수 있는 결과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 제외된 기성용의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벤투 감독은 체력 비축과 소속팀 주전 경쟁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는 배려를 했다. 여기에 기성용과 그동안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정우영까지 부상으로 낙마해 중원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벤투 감독은 중원에 경험이 풍부한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과 기술이 좋은 황인범(22?대전)을 선발로 내보냈다. 둘 모두 공격 성향이 강해 다소 우려스러운 조합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구자철과 황인범은 중원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공수에 기여했지만 기존에 기성용, 정우영 조합이 보여줬던 중원 장악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의 압박에 고전했고 무리한 드리블과 패스가 번번이 상대에게 차단돼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더불어 3선 미드필더의 중요한 역할인 수비도 미흡했다. 중원에서 수차례 상대 미드필더들을 놓치면서 한국 수비는 경기 시작부터 호주에게 여러 차례 슈팅을 내주는 등 고전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말처럼 기성용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기성용은 그동안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한국의 중원을 책임졌다. 기성용은 상대의 압박을 풀어낸 뒤 짧고 긴 패스로 경기를 조율했고 과감한 태클과 순간적인 전진 드리블로 공수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기성용이 경기장 한 가운데 존재감을 발휘했기 때문에 한국은 칠레, 우루과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팀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원정에서 새로운 선수를 테스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호주전을 통해 기성용의 대표팀 내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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