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로드리게스에 채점 앞섰으나 막판 달려들다 팔꿈치에 턱 맞아
21개월 만의 복귀전 아쉬운 패배… 최홍만도 ‘소림사 파이터’에 무릎
경기 종료 1초 전 예상 못한 한 방에 ‘코리안 좀비’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11일 미국 덴버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 페더급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정찬성(31·세계랭킹 10위·사진)이 야이르 로드리게스(26·멕시코·15위)에게 5라운드 4분 59초 만에 KO패했다. 경기 종료 1초 전 상대의 ‘리버스 엘보’에 턱을 맞은 뒤 그대로 쓰러졌다.
1년 9개월 만의 복귀,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 경기 전 상대 변경 등의 악재를 딛고 옥타곤에 선 정찬성은 초반 노련한 경기 운영을 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인 로드리게스의 발에 맞서 주먹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경기 매너도 인기 만점이었다. 1라운드 막판 두 선수가 엉켜 넘어진 뒤 라운드가 종료됐는데, 위에서 공격을 시도하던 정찬성은 로드리게스의 볼을 쓰다듬어 주고 웃었다. 5라운드 시작과 함께 로드리게스를 안아주며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과한 매너가 독이 된 모양새다. 5라운드에 체력이 바닥나 발 공격이 무뎌진 로드리게스는 경기 중반 정찬성에게 하이파이브를 시도하고 두 팔을 들어 관중 호응을 유도하는 등 시간을 벌려 노력했다. 종료 10여 초를 남기고도 정찬성에게 포옹을 유도했다. 종잡을 수 없는 로드리게스의 행동에 집중력이 흐트러진 정찬성은 막판 공격을 시도했고, 로드리게스가 정찬성의 레프트를 피해 몸을 웅크린 뒤 뒤로 들어올린 오른 팔꿈치는 정찬성의 턱에 꽂혔다. 정찬성의 생애 두 번째 KO패.
경기 후 UFC가 공개한 채점표에 따르면 정찬성은 4라운드까지 심판 3명 중 2명(각각 39-37 정찬성 우세 판정)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다. 경기 막판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가던 정찬성이 종료 직전 KO당하지 않았다면 판정승을 거둘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중국 마카오에서 스님 파이터 이룽(31)과 ‘마스 파이트 월드 그랑프리’ 경기를 가진 최홍만(37)도 경기 시작 4분 23초 만에 TKO패했다. 176cm 이룽에게 복부에 발차기 공격을 허용한 뒤 급소를 맞았다고 호소하며 주저앉은 218cm 거구 최홍만은 끝내 일어서지 못했다. 심판은 비디오 판독 후 복부에 공격이 들어갔다고 판단해 이룽의 승리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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