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빅 히어로] ‘지하男’ 넥센 마정길 코치 “우리 투수들은 정말 강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일 05시 30분


현역 시절 마당쇠 역할을 도맡았던 넥센 히어로즈 마정길 1군 불펜코치는 홈 경기가 시작하면 지하에만 머문다. 31일 SK 와이번스와의 PO 4차전에 앞서 고척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 코치.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현역 시절 마당쇠 역할을 도맡았던 넥센 히어로즈 마정길 1군 불펜코치는 홈 경기가 시작하면 지하에만 머문다. 31일 SK 와이번스와의 PO 4차전에 앞서 고척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 코치.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 불펜은 지하에 있다. 타 구장과는 다른 구조다. 그라운드를 밟기 위해 다소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하는 특성상, 선수들에게 “잠시라도 한눈을 팔아선 안된다”는 주문도 잊지 않는다. 현장과 동떨어져 있어 관중의 함성 등을 느낄 수 없다는 점도 하나의 변수다.

넥센 마정길(39) 1군 불펜코치는 경기가 시작하면 잠시도 불펜을 떠날 수 없다. 선발투수의 뒤를 받칠 계투진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효과적으로 몸을 풀 수 있도록 도와야 해서다. 다른 구장과 비교해 불펜의 위치와 환경 등이 다르다 보니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돕고 있는 것이다.

마 코치는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 앞서 “아무래도 덕아웃에서 직접 경기를 보는 것과 지하에서 모니터로만 확인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며 “조용한 곳에서 몸을 풀다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심리상태가 달라질 수 있으니 환경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에게는 ‘일찍 몸 풀고 미리 올라가 있으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마 코치는 지난해 5월 은퇴 직후 1군 불펜코치를 맡았다. 2017시즌이 지도자 수업을 받는 한해였다면, 올해는 그 역량을 보여줘야 했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 일단 코치라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투수들에게 다가가기로 했다. “선수들과 지하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친밀하게 다가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한데, 다행히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투수들은 굉장히 예민하다 보니 작은 변수도 곧바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마 코치는 한화 이글스와 넥센을 거치며 16년간(2002~2017시즌) 프로에 몸 담았다. 그만큼 노하우가 풍부하다. 그는 넥센 투수들에 대한 믿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선수 시절에는 덕아웃에서 경기에 나갈 준비를 했는데, 지금은 선수가 나가는 상황에 맞춰야 한다.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웃으며 마지막으로 한마디 곁들였다. “우리 투수들은 정말 강하다. ‘너희들은 정말 강하다’고 항상 얘기한다. 가을야구를 하면서 자신감도 더 커졌을 것이다. 개인기록은 정규시즌 때 만들어 놓았으니 가을잔치에선 희생정신이 그만큼 중요하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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