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텐 외고조부 ‘민긍호’, 항일 무장투쟁 전개…명성황후 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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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20일 10시 33분


사진=민긍호 선생
사진=민긍호 선생
카자하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이 괴한의 공격에 숨지면서 한국계 카자하스탄인인 그의 가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데니스 텐이 구한말 의병장으로 활약한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로 알려지면서 민긍호 선생도 재조명되고 있다.

서울 출신인 민긍호 선생은 명성황후를 배출한 ‘여흥’(驪興) 민 씨의 일족이다. 그의 출생년도는 불분명하며,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하다가 1908년 2월 29일 일본군의 공격을 받아 전사했다.

민긍호 선생은 1907년 원주 진위대의 정교(正校·1894년에 공포된 무관 계급의 하나)로 있을 때, 고종이 타의로 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군대해산 명령이 내려지자 반발하여 의병을 일으켰다.

이어 민 선생은 제천 의병대장 이강년과 힘을 합쳐 충주의 일본군을 공격했으며, 양주 이인영이 일으킨 의병에 가담해 관동군 창의대장이 됐다. 선생의 의병부대는 경기도 여주를 기습해 경무분견소를 포위, 공격한 후 이곳 일본 경찰과 그 가족들을 처단하고 무기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그는 100여 차례 전공(戰功)을 세웠으나, 치악산 강림촌에서 일본군의 기습을 받고 순국했다.

민 선생이 죽은 후 54년 만인 1962년, 그에겐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데니스 텐은 민 선생의 외고손자로, 그의 할머니가 민 선생의 외손녀다. 카자하스탄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인 데니스 텐은 2013년 ‘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땄다.

‘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프리 부문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에선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국가 대표로 출전했으나 부상으로 27위에 그쳤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데니스 텐은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자신이 타고 있는 자동차의 백미러를 훔치려는 2명의 남성과 다투다 칼에 찔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도주한 용의자들을 수배하고 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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