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건들지 말라!” 두르마즈의 외침, 한국도 자유롭지 않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26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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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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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내 가족을 위협하고 있다.”

스웨덴 지미 두르마즈(29)의 외침이다. 스웨덴은 24일(한국시간) 독일과의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1-1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두르마즈는 상대 티모 베르너에게 파울을 가했다. 독일은 이때 얻은 프리킥을 토니 크로스가 차 넣으며 2-1 진땀승을 거뒀다.

승점1 획득을 눈앞에서 놓친 스웨덴 국민들의 분노는 두르마즈를 향했다. 두르마즈의 부모님은 터키인이다. 물론 그는 스웨덴 국적이지만 인종 차별 여론까지 두르마즈를 괴롭히고 있다. 스웨덴 국민 중 일부는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모욕적 비난을 가했다. 두르마즈는 물론 그의 가족에 대한 협박까지 이어졌다.

참다못한 두르마즈는 스웨덴 축구협회를 통해 공식 성명을 냈다. 그는 26일 “(악플러들은) 나를 아랍의 악마나 테러리스트라고 말한다. 게다가 내 가족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외쳤다.

한국도 도 넘은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팬들의 과녁은 장현수(27·FC도쿄)다. 장현수는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연이은 실수로 패배 빌미를 제공했다. 국내외 전문가들도 그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장현수에 관한 내용이 줄을 잇고 있다. “그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내용부터 “장현수를 사형시켜라”, 심지어는 “장현수와 그의 가족을 추방시켜라”는 내용까지 있다. 팬들이 선수를 비난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거기에도 선은 있다. 장현수와 두르마즈의 가족은 죄가 없다. 두르마즈의 외침이 우리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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