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승리수당 1억’ 톈진을 말끔히 지워버린 전북 측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8일 05시 30분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한교원이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한교원이 역전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쟁쟁한 슈퍼 스타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등장했다.

알렉산드 파투(브라질)~안소니 모데스테(프랑스)~악셀 비첼(벨기에) 등 당장 월드컵에 출격해도 어색하지 않을 삼총사는 역대 한국축구 최대 이적료 2위를 기록한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권경원과 함께 톈진 취안젠(중국) 유니폼을 입고 6일 전북 현대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에 나섰다.

전북이 K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무리 없이 펼쳐낼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일말의 우려가 있었던 배경에는 차원이 다른 외국인 선수 진용에 있었다. 그런데 전북 최강희 감독은 자신만만했다. 해법이 있었다.

최 감독의 구상은 간단했다. 공격 2선부터 최전방을 책임질 이들에게 아예 볼 배급을 차단시키는 전략이었다. 상대 진영부터 강하게 압박했고, 외곽으로 몰아세웠다. 공격도 최대한 단순화했다. 쉴 틈 없이 크로스를 시도해 상대 수비수들의 전진을 봉쇄했다.

이렇게 돌린 물줄기는 측면으로 돌렸다. 전북의 날개는 강했다. 사이드에 배치된 로페즈~한교원은 종횡무진 돌파를 시도했고, 좌우 풀백 김진수~이용은 효율적인 오버래핑을 반복했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로페즈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로페즈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측면은 최 감독에게 영원한 숙제다. 좋은 자원들이 많아도 끊임없이 사이드 보강에 열을 올린다. 이적시장마다 전문 윙어나 풀백이 채워진다. 전북의 확실한 히트상품인 ‘닥공(닥치고 공격)’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측면에서 주된 역할을 해온 ‘다용도 수비수’ 최철순은 “잠시라도 안주할 틈이 없다. ’이제는 숨 좀 돌리자‘ 생각한 순간, 어느새 경쟁자가 등장 한다”고 쓴웃음을 짓는다.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도 사이드는 어김없이 채워졌다. 티아고가 합류했다. 더블 스쿼드가 완성됐다.

실제로 전북 측면은 톈진을 상대로 120% 역량을 발휘했다. 6-3 역전승한 이날, 전북은 5골을 크로스로 만들어냈다. 톈진의 파울루 소자(포르투갈) 감독도 “전북의 크로스에 당했다. 사이드에서 밀렸다”고 패인을 짚었다.

AFC가 실시간 제공하는 경기분석 프로그램의 ‘히트맵(경기양상 그래픽)’에도 톈진 진영의 측면 색상이 가장 짙다. 전북 선수들이 부지런히 상대의 측면을 허물었다는 의미다. 앞선 3경기의 침묵을 깨고 해트트릭을 몰아친 김신욱은 “측면 볼 배급이 너무 좋았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북 이용.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이용. 사진제공|전북현대

모두가 함께 한 이미지 트레이닝의 힘도 컸다. 질 좋은 크로스를 받기 위해 김신욱은 케빈 데 브라위너(벨기에·맨체스터 시티) 동영상을 준비해 김진수, 이용 등과 돌려보며 그들만의 패턴 플레이를 만들었고, 그것이 통했다.

독일 축구전문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양 팀 시장가치는 압도적인 차이가 있다. 전북이 약 2000만 유로(약 265억5000만원)라면 톈진은 4400만 유로(약 584억원)에 달한다. 자금력에 맞는 당근도 내걸었다. 톄진은 승리수당 1억원을 내걸었다는 후문이다. 출전선수 전원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전북이 한 수 위였다. 노하우와 경험, 전술, 힘 모든 면에서 톈진을 압도했다. 국제무대에서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북이 증명했다. 14일 톈진에서의 리턴매치(조별리그 4차전)가 더욱 기대된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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