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52일 만에 600번째 승리를 따낸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벤치를 떠났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지만 그는 “내 기록 보다는 팀이 어려운 가운데도 8연승을 달린 데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5)이 국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600승을 달성했다. 유 감독이 2004년부터 이끌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삼성을 97-93으로 꺾었다.
이로써 유재학 감독은 대우증권 사령탑 시절인 1998년 11월 11일 나산을 76-75로 꺾고 첫 승을 거둔 뒤 1048경기 만에 600승(448패)을 올렸다.
600승을 구단별로 분석하면 KGC(전신 SBS 등 포함)를 상대로 76승을 올렸으며 오리온(72승), LG(68승), kt(67승), DB(66승), 삼성(63승) 등에게도 고르게 승수를 쌓았다.
20시즌 연속 벤치를 지키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나를 믿고 전권을 맡겨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감독은 몇 년 전부터 요로결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최근엔 당뇨가 심해져 식이요법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 감독은 “건강이 별로인데 몸이 잘 버텨줘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선수 시절 당시 코치였던 유재학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삼성 이상민 감독은 “내겐 롤모델 같은 분이다. 정말 축하드린다. 젊은 감독도 좋지만 유 감독님처럼 고참 감독들이 오랫동안 후배 지도자들을 이끌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유 감독의 대기록 달성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3쿼터에는 루스볼을 따내기 위해 세 명의 선수가 공을 향해 다이빙하기도 했다. 8연승을 달린 3위 현대모비스는 32승 17패를 기록해 2위 KCC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이날 15점을 넣은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유 감독님만큼 나를 믿어주는 지도자는 없었다. 그래서 더 뛰게 된다. 유 감독님을 만나려고 학창 시절 그런 지도자를 못 만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