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52일 만에 정규리그 통산 600승 달성한 ‘만수’ 유재학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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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프로농구 사상 첫 정규리그 통산 600승을 달성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KBL 제공)
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프로농구 사상 첫 정규리그 통산 600승을 달성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KBL 제공)

7052일 만에 600번째 승리를 따낸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벤치를 떠났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지만 그는 “내 기록 보다는 팀이 어려운 가운데도 8연승을 달린 데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55)이 국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600승을 달성했다. 유 감독이 2004년부터 이끌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삼성을 97-93으로 꺾었다.

이로써 유재학 감독은 대우증권 사령탑 시절인 1998년 11월 11일 나산을 76-75로 꺾고 첫 승을 거둔 뒤 1048경기 만에 600승(448패)을 올렸다.

600승을 구단별로 분석하면 KGC(전신 SBS 등 포함)를 상대로 76승을 올렸으며 오리온(72승), LG(68승), kt(67승), DB(66승), 삼성(63승) 등에게도 고르게 승수를 쌓았다.

유재학 감독 정규리그 통산 600승 연도별 기록
유재학 감독 정규리그 통산 600승 연도별 기록


20시즌 연속 벤치를 지키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나를 믿고 전권을 맡겨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선수들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 감독은 몇 년 전부터 요로결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최근엔 당뇨가 심해져 식이요법까지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 감독은 “건강이 별로인데 몸이 잘 버텨줘 오랫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선수 시절 당시 코치였던 유재학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삼성 이상민 감독은 “내겐 롤모델 같은 분이다. 정말 축하드린다. 젊은 감독도 좋지만 유 감독님처럼 고참 감독들이 오랫동안 후배 지도자들을 이끌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유 감독의 대기록 달성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펼쳤다. 3쿼터에는 루스볼을 따내기 위해 세 명의 선수가 공을 향해 다이빙하기도 했다.
8연승을 달린 3위 현대모비스는 32승 17패를 기록해 2위 KCC와의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이날 15점을 넣은 현대모비스 이대성은 “유 감독님만큼 나를 믿어주는 지도자는 없었다. 그래서 더 뛰게 된다. 유 감독님을 만나려고 학창 시절 그런 지도자를 못 만났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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