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男 팀추월, 준준결승 1위 의미와 ‘골든로드’ 키워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20일 05시 30분


이승훈(오른쪽)이 이끄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대표팀은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열린 팀추월 준준결승을 전체 1위의 성적으로 통과해 준결승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뉴질랜드를 만나게 됐다. 대표팀의 승리 키워드는 스피드와 조직력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승훈(오른쪽)이 이끄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대표팀은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열린 팀추월 준준결승을 전체 1위의 성적으로 통과해 준결승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뉴질랜드를 만나게 됐다. 대표팀의 승리 키워드는 스피드와 조직력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출전한 이승훈(30·대한항공)-김민석(19·성남시청)-정재원(17·동북고)은 탄탄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올림픽 2대회 연속 메달을 향한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다. 18일 준준결승을 전체 1위의 성적으로 통과한 덕분에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지는 준결승에서 한층 유리해졌다. 준결승 상대는 준준결승을 4위로 통과한 뉴질랜드다.

준준결승 전체 1위의 성적은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대회 팀추월 준준결승은 토너먼트 방식이었던 4년 전 소치대회와 달리 가장 좋은 기록을 낸 4팀이 준결승에 오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준준결승에 나선 8개국 중 가장 빠른 3분39초29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분40초 이내로 골인한 유일한 팀이었다. 이는 단순히 포디움에 서는 것을 넘어 금메달을 기대케 하는 지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페이스 조절 없는 준준결승, 1위는 훈장이다!

이번 대회 준준결승은 맞대결 승리 시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과거 방식과는 성격이 달랐다. 기록이 빠른 순서대로 4팀이 준결승에 오르기에 맞대결 승리는 큰 의미가 없었다. 준준결승 3조에서 캐나다(3분41초73)를 제친 일본(3분41초62)의 탈락이 좋은 예다. 상대의 페이스에 관계없이 무조건 전력으로 달려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경기 방식을 고려하면, 한국의 준준결승 1위는 그만큼 큰 의미를 지닌다. 1위를 차지한 덕분에 강호 네덜란드(2위·3분40초03)가 아닌 뉴질랜드(3분41초18)와 준결승을 치르는 행운도 따라왔다. 뉴질랜드에는 중장거리의 강자 피터 마이클(29)이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과 기량차가 크다. 소치동계올림픽 우승 멤버인 스벤 크라머(32)-얀 블록하위센(29)-코엔 베르베이(28)가 그대로 출전한 네덜란드와 견줘 한 수 아래의 상대임은 분명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전략 100% 성공, 키워드는 ‘지금 느낌 그대로’

‘빠르게 끌어라!’ 대표팀 맏형 이승훈이 꼽은 팀추월에서 성공하기 위한 키워드다. 이 전략은 준준결승에서 100% 적중했다. 이승훈은 최대 강점인 지구력을 앞세워 김민석과 정재원을 리드했고,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무섭게 속도를 끌어올렸다. 한 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선 당시 1위였던 1조의 노르웨이(최종 3위·3분40초09)에 0.03초 뒤졌지만, 막판 스퍼트를 통해 오히려 0.8초 앞서게 됐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상황에 맞는 스케이팅을 한 결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탄탄한 조직력에 주목하라!

완벽한 조직력은 팀추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준준결승 경기를 보면 조직력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알 수 있다. 이번 대회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리스트 테드-얀 블로먼(32)을 앞세운 캐나다는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7위에 그쳤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네덜란드도 베르베이와 블록하위센이 크라머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한 탓에 간신히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세 명의 호흡이 완벽했다. 누군가 힘에 부칠 때 다른 한 명이 뒤로 빠져서 밀어준 모습이 그 본보기다. 그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다. 준준결승 직후 “모든 경기가 다 끝나고 인터뷰를 하겠다”던 이승훈의 한마디가 이를 설명하는 한 단면이다. 팀추월 준결승과 결승은 21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자 팀추월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여자대표팀, 역주에도 탈락 고배

한편 김보름(강원도청)-박지우(한국체대)-노선영(콜핑팀)이 출격한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준준결승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조에서 세계 최강 네덜란드와 레이스를 펼친 대표팀은 결승선까지 두 바퀴를 남겨두고 앞선 두 명과 세 번째 주자 노선영의 차이가 벌어지는 바람에 3분03초76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4바퀴를 돌 때까진 꾸준히 14초대의 랩타임을 유지했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무려 16초77까지 치솟았다. 2조의 일본(2분56초08)과 중국(3분00초01)이 모두 한국보다 빠른 기록으로 골인해 4위로 내려앉았고, 3조의 캐나다가 2분59초03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결국 순위결정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최종순위는 8개국 중 7위. 우여곡절 속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 노선영은 포기하지 않고 역주했지만, 벌어진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강릉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