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요정’ 시프린, 월드컵 36번째 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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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D-41]

깜찍한 외모로 인기 높은 알파인 스키 선수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의 별명은 ‘스키 요정’이다. 하지만 실력과 그동안 쌓은 성적만 놓고 보면 ‘스키 여왕’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싶다. 시프린이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하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대회 통산 3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시프린은 28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리엔츠에서 열린 2017∼2018 FIS 월드컵 알파인 여자 회전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3초87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위 웬디 홀드네르(스위스)보다 0.89초나 빨랐다.

회전 경기에 관한 한 시프린은 현존 최고의 선수다. 회전은 기문으로 표시한 코스를 지그재그로 회전하며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경기다. 시프린은 19세 때 출전했던 2014 소치 겨울올림픽 회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역대 최연소 회전 경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월드컵에서는 최근 출전한 25개 대회 가운데 금메달을 20번 가져갔다. 준우승과 3위가 각각 두 번씩 있었고, 딱 한 번 완주에 실패했다.

이미 잘하고 있지만 시프린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몇 해 전까지 시프린은 알파인 스키 종목 가운데 기술 종목으로 꼽히는 회전과 대회전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그런데 지난 시즌부터 스피드 종목인 활강에서도 기량이 급성장하더니 이달 초 캐나다 레이크루이즈 월드컵에서는 생애 첫 활강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 거둔 5승은 회전에서 두 번, 대회전 1번, 평행회전 1번, 활강 1번 등으로 다양하다. 슈퍼대회전에서만 우승이 없었다. 시프린 스스로가 “나는 이제 더 이상 회전 종목 선수가 아니다. 전 종목 스키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겨울올림픽에는 여자 알파인 스키에는 모두 5개의 금메달(활강, 슈퍼대회전, 회전, 대회전, 복합)이 걸려 있다. NBC스포츠 등 미국 언론들은 “시프린은 단연 다관왕 0순위”라고 평가하고 있다. 복합은 회전과 활강을 한 차례씩 탄 뒤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종목이다.

시프린은 월드컵에서만 78번 우승한 ‘스키 여제’ 린지 본(33·미국)의 기록에도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시프린은 “고작 30승을 조금 넘긴 나로서는 최다 우승은 너무 먼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어린 나이와 뛰어난 기량, 발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이루지 못할 꿈도 아니다. 시프린은 평창에서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본과 ‘스키 여왕’ 자리를 놓고 대결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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