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안세영, 대표선발전 단식 전승
선발전 통과한 중학생은 사상 처음… 과거 이용대는 추천으로 태극마크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7전 전승으로 마쳐 새해 들어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게 된 15세 여중생 안세영. 동아일보DB
“괴물이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참관하고 있는 국내 셔틀콕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2일부터 27일까지 전북 군산실내배드민턴장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 중학생 소녀가 고교와 대학, 실업팀 언니들을 연파해 자력으로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15세 안세영(광주체육중 3학년)이다. 안세영은 25일 열린 단식 경기에서 김예지(한국체대 1학년)를 2-0(21-17, 21-15)으로 누르는 등 7전 전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B조 1위가 된 안세영은 조 1, 2위에게 돌아가는 대표 자격을 따냈다. 중학생이 추천 케이스가 아닌 선발전을 통과해 대표팀이 된 것은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이다. 안세영의 우상인 이용대(29)도 중학교 때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추천 선수였고 단식이 아닌 복식이었다.
특히 안세영은 23일 국내 랭킹 2위인 현 국가대표 이장미(23·MG새마을금고)를 2-1(21-19, 17-21, 21-19)로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안세영은 “배운다는 자세로 편하게 했는데 잘 풀렸다. 언니들보다 더 열심히 뛴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김명자 광주체육중 코치는 “근력을 보강하고 네트 앞 처리 기술을 키운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삼성전기 길영아 감독은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셔틀콕을 잘 다뤘다. 몸도 빠르고 강약 조절이 뛰어나다. 위기 상황에서도 근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광주 풍암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은 안세영은 주니어 대표로 활약하며 국내외 주요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7월 아시아주니어 혼합단체전에서 한국을 11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었고, 지난달 요넥스 코리아오픈선수권에서 5년 연속 정상에 섰다.
새해 1월 2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선배들과 대표팀 합숙훈련에 들어가는 안세영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엄청 큰 선물을 받았다. 이용대 선수처럼 중3 때 국가대표가 됐으니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길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새벽부터 진행되는 강도 높은 훈련이 버거울 수 있다. 잔심부름 등 막내로서 해야 할 일도 많다. 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이라 잘 이겨내며 즐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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