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재건을 선언한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가 9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2라운드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둔 삼성화재는 28일 현재 승점 25점으로 2위 그룹에 크게 앞서며 선두 독주 체제를 굳혔다. 시즌 개막 후 2연패로 불안했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화재가 9연승을 거둔 건 2013년 1월 1일∼2월 23일 11연승 이후 1736일 만이다.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봄 배구(포스트 시즌) 탈락을 맛본 삼성화재가 새 소방수로 투입한 신진식 감독은 “언젠가는 내려오겠지만 이를 딛고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됐으면 한다. 내려올 때 내려오더라도 최대한 높이 올라가기를 바란다”며 팀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화재 상승세의 중심에는 토종 거포 박철우(32)가 자리 잡고 있다. 올 시즌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이적한 유광우(32)를 대신해 주장을 맡은 박철우의 리더십은 코트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때론 외국인 선수 타이스(26)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후배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평가다. 시즌 전 자유계약선수(FA) 박상하(31) 영입이 성사된 데는 “함께 해보자”는 박철우의 한마디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코트 안에서도 박철우는 공격종합 부문(성공률 60.23%)에서 1위에 오르는 등 빛나고 있다. 각 팀 외국인 선수가 모두 박철우의 아래다. 득점에서도 180점으로 OK저축은행 송명근에 이어 국내 선수 2위(전체 8위)를 달리고 있다. 박철우의 활약 속에 올해로 V리그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외국인 선수 타이스도 득점(264점) 및 공격종합(55.09%) 각각 2위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새 얼굴도 눈길을 끈다. 올 시즌 FA로 이적한 국가대표 센터 박상하는 삼성화재의 약점으로 꼽혔던 높이의 벽을 두껍게 하고 있다. 박상하의 가세로 센터 김규민(27)까지 동반상승하면서 삼성화재는 현재 팀 블로킹 2위(세트당 2.651개)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주전 세터 자리를 따낸 황동일(31)도 기대 이상의 볼 배급으로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국내 최장신 세터 중의 한 명인 황동일(194cm)과 선수들의 호흡이 잘 맞고 있다. 높은 위치에서 올라오는 토스에 공격수들이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되는 신인 김정호(20)의 호쾌한 서브는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9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10연승 고지를 밟으며 상승세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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