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과 ML·선택에 따라 요동칠 FA시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3일 05시 30분


손아섭은 FA 최대어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도전과 KBO 잔류 갈림길에 서 있다. 그 선택에 따라 스토브리그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스포츠동아DB
손아섭은 FA 최대어 중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도전과 KBO 잔류 갈림길에 서 있다. 그 선택에 따라 스토브리그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스포츠동아DB
프리에이전트(FA) 손아섭(29·전 롯데)은 2017년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FA 시장에 나온 특급 외야수 중 한 명이라는 전략적 가치 뿐 아니라 손아섭의 선택 결과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KBO에 일찌감치 손아섭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미국 구단이 손아섭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는 증거다. 현 상황에서 미국 팀과 계약은 부와 명예가 따르는 꽃길이 아닌 험난한 도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손아섭은 도전 정신이 매우 높은 성격이다.

한 에이전트는 “미국 복수의 구단이 손아섭에게 관심을 갖고 있지만 ML 보장 계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O 출신 야수에 대한 평가는 강정호, 박병호 때와는 다르다. ML 콜업 시 보장금액을 높이는 대신 마이너리그 조건을 달리 하는 스플릿 계약, 빅리거가 되지 못할 경우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는 옵트 아웃 등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와 맺은 계약과 유사하다.

ML은 최근 그물망 수비 시프트가 대 유행이다. KBO와 달리 투고타저 흐름 속 홈런이 팀의 공격 옵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손아섭은 40도루가 가능한 빠른 발을 갖고 있고 어떠한 공도 배트에 맞추는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것이 강점이다. 올해 20홈런을 쳤지만 거포 유형은 아니다.

그러나 손아섭은 오래 전부터 해외리그에 대한 강한 도전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 최근 가까운 선배들에게 “지금 아니면 언제 도전해 보겠나. 후회 없이 해보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만약 ML 도전이 실패해도 FA신분을 유지하며 KBO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손아섭은 강민호와 함께 롯데의 FA 잔류계약 대상 1순위다. 손아섭이 ML 진출 뿐만 아니라 국내 타구단 이적 등을 선택하게 된다면 다른 특급 외야수 FA 민병헌, 그리고 KBO리그 복귀가 유력한 김현수, 나아가 3루수 황재균까지 야수 FA 시장 전체 계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롯데에 잔류했을 때도 그 계약 조건은 다른 야수 FA계약에 매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손아섭이 해외로 진출하면 매우 폐쇄적인 국내 FA시장에서 정상급 야수 한 명이 구단의 선택지에서 사라지게 된다. 시장에서 민병헌의 경쟁력은 더 커지게 될 가능성도 크다. 여러 변수가 많아 예측이 더 어려운 올해 스토브리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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