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출발·다른 현재, KIA와 한화의 격세지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일 05시 30분


KIA 김기태 감독-전 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KIA 김기태 감독-전 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시곗바늘을 돌려보자. 2014년 KIA는 8등(54승74패), 한화는 9등(49승2무77패)이었다. 당시 kt가 1군에 들어오기 전이었다. 9개 팀 체제에서 밑바닥 두 팀이었다.

비슷한 환경, 두 팀의 처방은 달랐다. KIA는 혼돈을 거친 뒤 김기태 감독을 선택했다. 한화는 팬덤의 열렬한 환호 속에 김성근 감독을 선임했다. KIA는 김 감독 임명과 동시에 리빌딩 노선을 천명했다. 계약기간 마지막 시즌인 2017년에 방점을 찍고, 역산으로 팀을 만들어갔다. 반면 한화는 곧장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참전했다. 당장 성과를 내겠다는 ‘윈-나우(Win-Now)’ 노선이었다.

2015년 KIA는 주전 라인업 짜기조차 버거운 팀이었다. 오죽하면 시즌을 앞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외야수 김주찬을 2루수로 실험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KIA는 67승77패로 선전했다. 자금을 쏟아 부은 한화(68승76패)에 불과 1경기 차이였다. 한화는 6위로 가을야구조차 하지 못했다.

그 다음부터는 전세 역전이었다. 지난해 KIA가 와일드카드(70승1무73패) 티켓을 따낸 반면, 한화는 오히려 7위(66승3무75패)로 순위가 내려갔다. 그나마 김성근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시점을 실기하며 길을 잃었다. 결국 김 감독은 중도에 낙마했고, 2017시즌(61승2무81패)마저도 무의미한 시간이 되고 말았다.

반면 올 시즌을 앞두고 ‘때가 왔다’고 판단한 KIA는 비로소 공격적 투자를 감행했다. 정규시즌(87승1무56패)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리빌딩의 꽃을 피웠다. KIA가 우승을 확정지은 다음날(10월 31일) 한화는 새 감독을 발표했다. 한화 한용덕 신임 감독 앞에는 3년 전, KIA 김 감독처럼 ‘허허벌판’이 놓여있다.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는 지갑을 열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화는 ‘잃어버린 3년’을 어떻게 따라잡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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