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로 대동단결한 롯데 PCS 불펜 트리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5시 30분


롯데 박진형-조정훈-손승락(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롯데 박진형-조정훈-손승락(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롯데의 승리공식에 ‘PCS 불펜’이 빠질 수 없다. 박진형~조정훈~손승락은 준플레이오프(준PO)1차전 4이닝, 2차전 3.2이닝에서 무실점을 합작했다. NC 김경문 감독조차 “계산 밖”이라고 평한 9일 준PO 2차전의 1-0 스코어는 롯데 PCS 불펜의 위력을 증명한다.

박진형(23)은 프로 3년차 답지 않은 대담함이 돋보인다. 선발보다 불펜이 적성에 맞는 듯한 데이터가 찍혀 나온다. 9월 이후 방어율이 0이다. 이 기세가 준PO(2이닝 무실점)에 가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조정훈(32)은 2010년 마지막 등판을 끝으로 7시즌 만에 긴 부상의 터널을 뚫고 비로소 돌아왔다. 에이스에서 불펜으로 보직은 바뀌었어도 2009년 준PO 두산전에서 보여줬던 가공할 포크볼의 위력은 여전했다. 준PO 2경기 2.2이닝 무실점이다.

그리고 2017년 세이브 1위 손승락(35)은 롯데 마운드의 정신적 리더다. 후반기에만 22세이브를 올렸다. 손승락이 뒤에서 버텨주면서 롯데의 반격도 시작됐다. 가을야구에서도 손승락은 3이닝 무실점으로 철벽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이 3명의 불펜투수는 모두 포크볼을 던질 줄 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포크볼의 달인들이 많았다. 이상목, 손민한 등에서 비롯된 계보가 롯데 투수들 거의 전체로 퍼졌다. 투수진 최고참인 송승준부터 영건선발 박세웅까지 포크볼 구사 비율이 높다.

포크볼은 흔히 부상 위험이 높은 구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생일대의 무대인 가을야구에서 롯데의 남자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 KBO리그 최강의 포크볼을 가졌다는 평가를 듣는 조정훈은 준PO에서 포크볼 봉인을 풀었다. 이제 또 다치면 선수 생명이 끝일 위험에 굴하지 않고, 연투에 멀티이닝을 마다하지 않고, 포크볼을 멈추지 않는다. 롯데 투수들이 포크볼로 투혼을 새기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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