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만에 최소실책, 달라진 롯데의 숨은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28일 05시 30분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롯데는 늘 수비 문제를 지적받는 팀이었다. 이런 이미지로 인해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고 디테일 면에서 부족한 팀으로 인식됐다. 그랬던 롯데가 올 시즌 실책이 가장 적은 팀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27일까지 팀실책은 85개로 한화와 함께 10개 구단 중 최소다. 한화가 139경기를 소화하고, 롯데가 142경기를 치렀다는 점에서 보면 사실상 롯데가 최소실책 팀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아 롯데가 최소실책 팀 자리를 유지할지는 지켜봐야하지만, 최소실책 부문 1위를 노리는 것도 참 오랜만이다. 원년부터 따져도 롯데는 1987년(77실책), 1992년(87실책), 1995년(75실책), 1996년(93실책) 4차례 최소실책 팀이 된 바 있다. 다시 말해 마지막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1996년이었으니, 올해 무려 21년 만에 최소실책 팀이 되는 셈이다. 21세기 들어서는 당연히 처음이다.

롯데는 NC가 9구단으로 1군리그에 참가한 2013년 128경기를 치르면서 최다실책(96실책)을 기록했고, 10구단 kt가 진입한 2015년엔 144경기를 소화하면서 114실책으로 최다실책 부문에서 신생팀 kt(118실책)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실책수가 많았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해 144경기에서 91실책으로 최소실책 3위에 올랐고, 올해는 현재까지 최소실책 1위로 상승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현역 시절에도 작은 실수조차 범하지 않는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외야수였다. 특히 SK 시절이던 2001년 7월 6일 인천 LG전부터 시작해 한화 시절이던 2006년 5월 21일까지 무려 494연속경기 무실책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최다 연속경기 무실책 기록으로 연감에 올라 있다.

조 감독은 롯데 지휘봉을 잡은 뒤로 선수들에게 늘 기본기를 강조했고, 그런 기본기 속에 열정을 발휘하는 선수를 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해당 코치가 선수들을 잘 지도한 덕분”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롯데는 단순히 실책숫자만 줄어든 게 아니다. 2루수 앤디 번즈를 비롯해 모든 수비수들이 과감한 플레이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그러면서 5년 만에 가을잔치로 나가게 된 롯데다. 팬들의 눈도 덩달아 즐겁다. ‘달라진 롯데’를 얘기할 때 21년 만에 최소실책을 노리는 수비를 빼놓을 수 없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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