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진짜 얼마나 잘 치는지 내년에 꼭 붙어봐야겠어요”

  • 동아일보

2018시즌 개막전 선발 목표 재활 김광현

SK 에이스 김광현이 11일 인천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공을 던지는 포즈를 취했다. 팔꿈치 수술 6개월 차에 접어들며 수술 자국이 거의 사라진 그는 이번 달부터 공을 만지며 내년 개막전 선발 등판을 벼르고 있다. 새로 부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과 나눈 대화는 “헬로, 하우 아 유(Hello, How are you)”가 전부라는 그는 올 시즌 마무리 훈련 때 정상
합류를 목표로 강화에서 묵묵히 땀 흘리고있다. 강화=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SK 에이스 김광현이 11일 인천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공을 던지는 포즈를 취했다. 팔꿈치 수술 6개월 차에 접어들며 수술 자국이 거의 사라진 그는 이번 달부터 공을 만지며 내년 개막전 선발 등판을 벼르고 있다. 새로 부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과 나눈 대화는 “헬로, 하우 아 유(Hello, How are you)”가 전부라는 그는 올 시즌 마무리 훈련 때 정상 합류를 목표로 강화에서 묵묵히 땀 흘리고있다. 강화=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저도 가고 싶죠. 내년에 모든 행사 싹 다 가려고요. 상도 내년에 받으려고 아껴두는 거예요(웃음).”

코앞으로 다가온 별들의 잔치. 하지만 5차례 올스타에 뽑혔던 SK 왼손 투수 김광현(29)은 올해만큼은 그 빛을 마음껏 발할 수 없다. 1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전체를 재활로 보내게 됐기 때문이다. 15일 대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도 그에게는 남의 얘기가 된 지 오래다. 트레이드마크인 해맑은 미소로 재활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그를 11일 인천 강화 SK 퓨처스파크에서 만났다. 늘 순위 싸움에 바빴던 7월, 오랜 시간 에이스라는 짐을 짊어졌던 그에게 강화에서 맞는 여름 풍경은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왼쪽 팔꿈치 상처가 아무는 사이 재활도 많이 익숙해졌다.

매일 오전 9시에 훈련장에 도착해 오전 내 보강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격일로 공을 던진다. 수술로 휜 왼팔을 폈다, 구부리며 각을 잡는 데만 두 달이 걸렸다. 세 달째에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을 시작했고 5개월 차에 섀도 피칭을 거쳐 6개월 만인 1일부터 공을 잡았다. 15m부터 시작한 캐치볼은 이제야 3m를 늘려 18m를 던진다.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려대던 그는 이제 느리게 돌아가는 시곗바늘에 익숙해지려 한다. 그는 내년 개막전 선발 등판을 목표로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태까지 너무 센 힘으로 센 공을 던진 것 같아요. 여러 폼으로 캐치볼을 해보면서 더 적은 힘으로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을 연구 중이에요. 영상도 많이 봐요.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도 폼이 안 좋은 것 같지만 결국 힘을 최고로 쓸 수 있는 파워포지션에서는 자세가 일정하게 좋더라고요. 저는 아직 왔다 갔다 하는 편이에요.”

개막 후 6연패에 빠졌던 팀도 어느덧 3위로 순항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미안했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도 던지고 싶은 욕심이 커질까 야구 중계는 여전히 잘 안 본다. SK가 12-1로 앞서다 12-13 역전을 허용하고 다시 18-17로 이긴 ‘역대급’ 경기(6일 KIA전)도 문자중계로만 봤다.

“내년에 진짜 KIA가 얼마나 잘 치는지 보고 싶어요. (메릴) 켈리까지 박살났으니. 제가 또 KIA에 강했거든요(웃음).”

1군 소식은 1, 2군을 오가는 선수들에게 ‘풍문’으로 듣는 정도다. 하지만 스코어는 늘 체크하게 된단다. “투수는 팀이 이겨도 점수를 많이 주면 가슴이 아파요. 우리 팀도 요즘 10점씩 주고 15점 내서 이기는 경기도 있는데 실점이 많으면 신경이 쓰이죠. 투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니까. 그래서 후배들 전화 오면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해요. 요즘은 후배들보다는 여유가 많이 생겼으니까요.”

3년 전까지만 해도 투수조 막내로 물통을 날랐던 김광현. 이젠 김광현에게 물통을 넘겨받았던 박종훈(26)도 후배가 생겼다. 내년이면 서른이지만 그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했다. “어디 가서 경험 없다는 말은 안 듣는 나이가 됐잖아요. 스스로 경기를 운용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떡집 아들’인 그는 좋은 일이 있으면 구단에 떡을 돌리곤 했다. 마지막으로 떡을 돌린 건 지난해 4월 통산 100승을 달성하고서였다. 그에게 올해 떡을 얻어먹을 날이 있을지 물었다.

“음, 올해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우승하면 떡 들고 갈게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웃음).”
 
강화=임보미 기자 bom@donga.com
#sk 에이스 김광현#김광현 재활훈련#sk 왼손 투수 김광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