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때문에” 마무리 정찬헌 승부수 띄운 양상문 감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7월 10일 05시 30분


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4일 인천 삼성전,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초 2사 만루서 팀의 마무리였던 박정배를 빨리 투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날씨를 고려해 빠르게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묘수였다. 박정배는 만루 위기에서 김헌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격을 저지했고, 5회말 SK 공격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더니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승리를 지킨 투수교체였다.

9일 잠실구장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기상청은 비를 예보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부터 기상청 레이더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구름의 방향에 주시했다. “폭우가 오는 시점은 오후 6시쯤”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지만, 정식경기가 성립되는 5회말이 끝나고부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양 감독은 상황을 지켜보면서 빠르게 투수교체를 가졌다. 물론 LG는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 2사 후 선발이었던 데이비드 허프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불펜이 이미 가동된 상태였다. 그러나 김지용 다음으로 곧바로 최근 마무리로 투입되는 정찬헌을 올린 것은 양 감독의 승부수였다. 정찬헌은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6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타격감이 좋은 윌린 로사리오와 송광민을 차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매조지했다.

하늘도 LG의 손을 들어줬다. 6회초 수비가 끝나고 6회말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7회초 시야가 가릴 정도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오후 8시3분에 중단된 경기는 30분 후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LG는 비 덕분에 3-2, 승리를 거두며 승률 5할(39승1무39패)에 복귀했다.

양 감독은 경기 전 “비 상황을 보면서 불펜을 적절히 가동하겠다”며 “상황이 된다면 현재 마무리 역할을 하고 있는 (정)찬헌이를 투입해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대로 빠르게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기분 좋은 승리였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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