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디스 했다가 한방 먹은 최순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9일 05시 45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예술축구 예 들며 “전북은 틀이 없다” 도발
자신이 틀 만든 포항은 1-3 전북에 완패


포항 스틸러스 최순호(55) 감독은 축구이론에 조예가 깊은 지도자다. 야인생활을 할 때도 축구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세계적 흐름과 유명 지도자들의 철학을 연구했다.

최 감독은 28일 전북현대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7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는 ‘잘 갖춰진 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축구는 잘 갖춰진 틀 안에서 선수들의 창의력이 발휘될 때 ‘예술’이라 말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들을 예로 들었다. 최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아스널 같은 명문팀들에는 정해진 틀이 있다. 그들의 축구를 꾸준히 보면 약속된 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보고 알렉스 퍼거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라는 지도자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리그 수준은 다르지만, 국내에서도 틀을 갖추고 경기를 하는 팀들이 있다. 최 감독은 “대구FC가 그렇다. 일정한 틀이 갖춰지고 나니 최근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선수구성을 떠나 아주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고 대구를 평가했다. 이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최강 전북에 대해선 “틀을 갖춰서 축구를 하는 팀은 아니다. 볼의 위치에 따라 공격진이 몰려다닌다. 독특하게 상대 수비를 몰아놓고 공격하는데, 선수 개인의 능력이 워낙 좋다보니 골을 잘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순호 감독이 틀을 짠 포항은 이날 ‘이기는 축구’ 전문가인 최강희(59) 감독의 전북을 넘어서진 못했다. 포항은 전반 5분 만에 전북 이동국에게 선제골을 내주는 등 수비가 무너지면서 1-3으로 완패했다. 최순호 감독에게서 ‘틀이 갖춰진 팀’으로 지목받은 대구도 이날 공교롭게 수원삼성에 0-3으로 졌다.

전북은 이동국의 2골 활약에 힘입어 가장 먼저 시즌 10승째(5무2패·승점 35)를 챙기며 선두를 굳건히 했다. 반면 포항(8승1무8패·승점 25)은 6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포항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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