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 대한 불안감 사라질 것” 대부분 구단들 대환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0일 05시 45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VAR 7월 도입…K리그 반응은?

7월 K리그에 도입될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을 향한 축구계의 기대감은 상당히 높다. 클래식(1부리그)과 챌린지(2부리그)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구단들은 “그동안 혼탁하고 어지럽던 판정 질서가 많이 정화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장에선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A구단 관계자는 19일 “유럽리그를 보면 특정팀이 5-0 리드를 잡고 있더라도 심판이 과감히 페널티킥 찬스를 부여한다. 반면 K리그에선 스코어가 2-0 정도만 돼도 왠지 ‘좋은 것이 좋다’는 묘한 기류가 감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온정주의’가 판정에 얼마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VAR이 도입되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명백한 파울을 범했는데도 지고 있다고 해서 주심이 은근 슬쩍 눈감아주기는 어렵다.

B구단 관계자도 “지금까지는 특정심판이 휘슬을 잡으면, (배정)소식을 접하는 순간부터 비상이 걸릴 때가 있었다. 심지어는 ‘정말 잘해야 승점 1점을 챙기겠구나’ 싶을 때도 있었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며 “심판들도 신뢰를 얻게 되고, 우리도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릴 이유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 전날 심판 배정 등으로 부정적 요소가 끼어들 틈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오래 전부터 구단들 사이에선 암묵적으로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정을 하는 특정심판들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팬들까지 특정심판에게 유독 야유를 퍼붓곤 한다.

‘보상 판정’도 차츰 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C구단 감독은 “사실 심판도 사람인지라 한 번 오심을 하고 난 뒤에는 정신을 못 차릴 때가 있다. 아무래도 오심으로 인한 불편함이 마음에 남아서인지 이미 피해를 본 쪽에 계속 유리한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고 말했다. 오심에 의도성이 없었더라도 잘못 꿴 첫 단추로 인해 경기 전체를 망친다는 얘기다. VAR이 도입되면 이 또한 줄어들 전망이다.

D구단 관계자는 ‘경기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 “오심과 보상 판정이 반복되면 경기 전체의 흐름이 자주 끊긴다”고 지적했다. 살짝만 부딪혀도 휘슬이 울리기 때문에 정상적 플레이를 할 수 없고, 결국 재미없는 축구가 된다는 것이다.

구단들은 ‘공격적 축구’를 위해서라도 VAR에 찬성했다. 몸싸움과 볼 경합 과정에서 몰래 손을 사용하는 등 종종 편법을 써온 수비수들이 VAR 도입 이후로는 위축될 수밖에 없는 반면, 공격수들은 끝까지 볼에 대한 집착과 집중력을 보일 수 있다. 오프사이드 선언이 나와도 일단 골을 성공시킨 것과 그렇지 못한 경우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VAR로 판정이 번복되면 땅을 치고 후회해도 이미 늦는다.

다만 일부 보완을 당부하는 이들도 있다. 특정장면에 대한 VAR 적용이 주심과 심판진의 재량만으로 이뤄지기에 벤치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구단 관계자는 “전·후반 최소 1회 정도로 구단이 직접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며 “VAR 도입 자체가 오랜 시간 쌓여온 심판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된 만큼 더 폭 넓게 운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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