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훈 ‘돌풍’… 빨간 물방울 셔츠 입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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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코리아 첫날 여수∼군산 구간
주니어 세계선수권 추발 금메달 출신, 스피드 장점인데 깜짝 산악왕 등극 “개인종합 상위권도 노려 보겠다”
이사가, 1구간 개인종합 우승 차지

투르 드 코리아 2017 첫날인 14일 산악왕에 오른 박상훈(서울시청)이 레드 폴카 닷 저지를 입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산=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투르 드 코리아 2017 첫날인 14일 산악왕에 오른 박상훈(서울시청)이 레드 폴카 닷 저지를 입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군산=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투르 드 코리아(TDK) 2017’이 전남 여수 소호 요트경기장에서 힘찬 레이스를 시작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국내 유일의 국제 도로 대회인 TDK는 18일까지 778.9km를 달린다.

여수에서 전북 군산까지 216.9km를 달린 첫날 한국 사이클의 유망주 박상훈(서울시청)은 생애 처음으로 산악왕을 차지하며 레드 폴카 닷 저지(빨간 물방울 셔츠)를 입었다.

도로 사이클 대회는 저지를 차지하고 지키려는 싸움이다. 각 구간이 끝날 때마다 개인종합 1위는 옐로, 산악 구간은 레드 폴카 닷, 스프린트는 블루, 23세 미만 중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는 화이트 저지를 받아 다음 구간에서 입고 달린다.

저지는 도로 사이클 대회의 대명사인 투르 드 프랑스(TDF)에서 유래했다. 수많은 선수 가운데 누가 우승 후보인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1919년 옐로 저지를 고안한 TDF는 1930년대 ‘인내력의 상징’인 산악 구간 우승자를 따로 선정했고 1975년부터 레드 폴카 닷 저지를 입게 했다.

이날 시상대에 선 박상훈은 2011년 8월 모스크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추발(3km)에서 우승하며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선수다. 남자 사이클에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딴 것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옴니엄(단거리와 중거리 6개 세부 종목의 합산 점수로 메달 색을 가리는 종목)에 출전했지만 세부 종목 포인트 레이스에서 영국 선수와 부딪쳐 쓰러지는 바람에 원하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당시 영국 선수가 고의로 충돌을 유발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피드가 장점인 박상훈의 산악왕 등극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다. 박상훈은 “어떤 저지든 하나는 꼭 받아 팀을 후원해주는 수티스미스 한덕현 대표에게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클에 애정이 많은 한 대표의 사무실에 최근 화재가 발생해 보관하고 있던 각종 저지들이 모두 불에 타서 없어졌다는 것. 박상훈은 “처음으로 저지를 입게 돼 기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컨디션이 좋은 만큼 개인종합에서도 상위권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제1구간 개인종합 우승은 지난해도 1구간에서 1위를 했던 스페인의 혼 아베라스투리 이사가(팀 일본 유쿄·5시간24분43초)에게 돌아갔다. 한국의 박경호(금산인삼첼로)는 3위를 차지해 개최국의 체면을 세웠다. TDK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경기가 생중계되며, TDK 홈페이지와 네이버TV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도움말: 김성주 객원 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사무국장)군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잇단 산악코스 2구간, 힘조절 필요

40km 지점부터 크고 작은 언덕과 고개들이 줄지어 있다. 전날 장거리(216.9km)를 달린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특히 산악구간이 2개나 포함돼 있어 힘 조절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첫날 좋은 기록을 세운 선수들의 수성 전략과 이에 맞서는 추격자들의 두뇌 싸움이 볼만할 듯하다. 레이스 초반부터 팀플레이를 통한 자리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위권 선수들이 이런 상황을 역이용해 힘을 비축해 둔다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다. 박상훈의 레드 폴카 닷 저지를 지켜주기 위한 서울시청의 전략도 관전 포인트다.
#투르 드 코리아#tdk#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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