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군 감독대행, ‘진돗개 정신’으로 정면돌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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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13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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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 정신’으로 해보겠다.”

한화는 13일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시즌을 치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감독대행은 5월23일 김성근 감독의 퇴진에 따라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는데, 구단측은 지금의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화 구단관계자는 “급변보다는 안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 한화, 이상군 대행체제 유지한 이유

한화는 12일까지 이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17경기에서 6승11패를 기록했다. 5월27일부터 31일까지는 4연승을 달리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이후 9경기에서 2승7패로 부진했다. 그러면서 한화 구단이 확실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구단측은 고민 끝에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이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 감독대행에 대한 믿음이 두터웠는데, 무엇보다 지휘봉을 잡은 뒤 팀을 정상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적어도 올 시즌에 있어서는 이 감독대행이 눈치 보지 않고 팀을 이끌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화 구단관계자는 “이 감독대행이 안정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남은 시즌에 대한 권한을 부여했다”며 “시즌이 끝난 뒤 더욱 신중하게 감독을 선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진돗개 정신’ 강조한 이상군 감독대행

이 감독대행은 인천 SK전을 앞둔 13일 오후에 “잔여 시즌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박종훈 단장과도 면담을 했다. 경기 전 인천SK행복드림구장 3루측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이 감독대행은 “시즌 끝까지 믿어주신 부분에 감사드린다”며 “아직 올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 선수단이 한마음으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시즌을 지휘하게 됐지만, 감독실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구단측은 5월23일부터 이 감독대행이 감독실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지만, 그는 끝내 고사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는 “감독실은 들어가지 않는다. 똑같이 소통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대행이 가장 강조한 것은 ‘진돗개 정신’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차례 역전패를 당했는데, 경기가 뒤집어지기 무섭게 선수들의 분위기가 확 가라앉은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진돗개 정신’을 언급한 이유도 그래서다. “역전을 당한 뒤 재역전이 쉽지 않았다. 이제는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 정신’으로 부딪쳐보겠다. 선수들과 미팅 때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처음 감독대행직을 수락했을 때보다 지금 책임감이 더 크다.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 2군 선수 육성과 향후 운영방안

한화가 이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한 이유 중 하나는 팀의 중장기 비전, 바로 ‘뉴 챌린지(New Challenge·새로운 도전) 2017’의 실현을 위해서다. 한화 박종훈 단장도 “뉴 챌린지에 걸맞은 감독을 찾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했다. 이는 젊은 선수들의 육성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감독대행도 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선수 육성과 관련해 아직 논의하진 않았지만, 2군에서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래야 서산에서 뛰는 선수들도 희망을 갖고 야구한다. 그렇다고 1군 선수들을 배제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서산 2군구장에도 자주 찾아갈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치진 변화에 대해서는 생각만 해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감독대행은 6월 들어 방어율 5.73(8위)으로 부진한 불펜에 대해서도 믿음을 보냈다. 그는 “최근에 뒷문이 불안했지만, 변화는 주지 않을 것이다”며 “선수들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불펜이 안정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시즌 내내 잘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이기는 경기도 한번 더 생각하고 운영할 것이다. 더 과감해지기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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