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강승호, 멀리 보고 준비하는 LG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2일 05시 30분


LG 김대현-강승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LG 김대현-강승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11일 SK-LG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이날 LG 선수단에는 자율훈련이 주어졌지만 박종호 수비코치와 강승호는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나와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박 코치는 강승호와 팔 위치, 자세별로 송구방법을 달리하면서 끊임없이 공을 주고받았다. 자세가 바뀔 때마다 목소리를 높여가며 열정적으로 훈련했다.

따가운 햇볕 아래 오랫동안 훈련을 하느라 땀을 비 오듯 흘리던 박 코치는 “(강)승호와는 홈경기 때는 계속해서 함께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1군을 경험한 뒤 이전보다는 편안해진 모습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박 코치가 강승호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현재 팀 내야진에는 군 미필자가 많다. 오지환은 올 시즌이 끝나면 군 입대를 해야 하고 최재원 양석환 모두 군 복무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강승호가 올 시즌 경험을 쌓고 빨리 성장해야한다. 박 코치는 “군 미필자들이 많기 때문에 내야수 자원이 풍부하다고 할 수 없다. 팀의 미래를 생각하면 (강)승호, (정)주현이 같은 친구들이 빨리 성장해줘야 한다. 그래서 이 친구들이 1군에 올라오면 내가 바쁘다”며 웃었다.

비단 야수들뿐만 아니다. LG 양상문 감독은 이날 김대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양 감독은 “생각보다 (김)대현이의 등판기회가 많지 않다”며 “2군에서 선발등판하면서 경기감각을 유지하라고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LG 선발진은 정상가동 중이다. 풀타임 선발출장이 처음인 임찬규의 컨디션이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을 이어가고 있다. 양 감독은 “(김)대현이를 내린 것은 앞으로 선발진에 변수가 생길 것을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군은 전쟁터다. 오늘의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해 싸운다. 그러나 감독은 이와 동시에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한 시즌, 내년 시즌, 더 나아가 몇 년 뒤를 대비하지 않으면 팀은 강해질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김대현, 강승호의 성장은 팀에 중요한 과제다. 코칭스태프가 이들을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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