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동엽, 아버지도 못한 2가지 홈런기록 달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일 05시 30분


31일 수원 kt전에서 3회초 만루홈런을 때려낸 SK 김동엽. 스포츠동아DB
31일 수원 kt전에서 3회초 만루홈런을 때려낸 SK 김동엽. 스포츠동아DB
SK 김동엽(27)이 올 시즌 마침내 잠재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벌써 두 자릿수 홈런을 넘어서면서 홈런군단 SK에서도 주력 홈런타자로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못한 홈런 기록 2가지를 동시에 달성했다.

김동엽은 5월31일 수원 kt전에서 단 한 번의 퍼포먼스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0-1로 끌려가던 3회초 2사 만루. 5번타자로 선발출장해 이날 2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동엽은 상대 선발투수 류희운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뽑아내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몸쪽 직구(시속 145㎞)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비거리 115m.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미사일 같은 타구였다.

이 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SK는 5회 최정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가한 뒤 6회엔 대타 한동민의 3점홈런(시즌 15호)까지 터지면서 8-2로 낙승을 거뒀다. 김동엽의 만루홈런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고, SK는 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4월 중순(12일 인천 NC전~19일 인천 넥센전) 7연승에 이어 올 시즌 팀 2번째 최다연승이다.

김동엽의 이날 홈런은 무엇보다 아버지도 해내지 못한 홈런 기록을 동시에 2가지나 달성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의 아버지는 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김상국. 1986년 빙그레에 입단해 1995년까지 한화 안방마님으로 활약했고, 1996~1997년 현대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12년간 통산 109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2(2663타수 673안타), 57홈런, 334타점을 기록했다. 선수생활 후반부에는 타격성적이 떨어졌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요긴할 때 터지는 홈런포로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했다.

아버지 김상국은 1990년 10홈런을 기록한 것이 한 시즌 최다홈런이었다. 그런데 통산 57홈런 중 만루홈런은 단 1개도 없었다. 김동엽은 이날 올 시즌 11호 홈런으로 한 시즌 아버지가 기록한 최다 홈런숫자를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아버지도 경험하지 못한 생애 첫 만루홈런을 맛봤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를 진출한 김동엽은 빅리그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2차 9라운드에 지명돼 KBO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 6홈런을 때리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 시즌 벌써 11홈런으로 잠재된 꽃망울을 뒤늦게 활짝 터뜨리고 있다.

수원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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