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만 잘하는 ‘봄데’ 벗나 했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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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1일 공동선두 기쁨 잠깐… 6위까지 추락 5할 승률도 위태

프로야구 롯데는 꼭 1980년대 인기 TV 만화영화 주인공인 ‘꼬마자동차 붕붕’처럼 보인다. 꽃향기를 맡으면 힘을 내기 때문이다. 문제는 봄꽃이 지기 시작하면 힘도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롯데 팬들은 자조적으로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라는 표현을 쓴다. 그래도 롯데 팬이라면 누구나 해마다 봄이 되면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빅 보이’ 이대호(35)가 팀에 돌아온 올해는 정말 다를 줄 알았다.

초반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다. 롯데는 11일 경기서 SK에 6-4로 승리하며 7승 2패로 kt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롯데가 개막 후 5경기가 지난 시점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13년 4월 12일 이후 1460일 만에 처음이었다.

하지만 올해도 롯데의 봄은 짧았다. 공동 선두에 오른 다음에 치른 11경기에서 롯데는 3승 8패를 기록했고, 순위는 6위까지 내려왔다. 10승 10패가 된 롯데가 25일 사직에서 한화에 패하면 5할 승률마저 무너진다.

이대호 탓은 아니다. 이대호는 24일 현재 타율 0.438(1위), 6홈런(공동 2위), 16타점(공동 5위)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최다 안타(32개)도 1위고, 주자가 2루 이상 있을 때 타율을 가리키는 득점권 타율도 0.500이나 된다. 다른 타자들도 열심히 이대호를 돕고 있다. 롯데는 팀 타율 0.282로 넥센(0.287)에 이어 2위다.

타선에서 한 가지 아쉬운 건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롯데 타자들은 12일 경기 이후 23일 이대호가 홈런을 날리기 전까지 9경기에서 홈런을 단 한 개도 때리지 못했다. 병살타도 23개로 1위다.

투수진은 더 문제다.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4.40으로 8위에 머물러 있다. 더욱 나쁜 건 경기를 진행할수록 평균자책점이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1∼3회 때 롯데 팀 평균자책점은 3.60인데 4∼6회 4.34, 7∼9회 5.30으로 불어난다. 그 결과 1점 차 승부 때 1승 5패로 약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롯데 자이언츠#봄데#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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