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대 맹타’ LG 오지환, 강한 2번타자로 우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15시 32분


코멘트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강한 2번타자는 현대야구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2번타자는 1번타자가 출루하면 진루타를 치거나 작전을 수행하는 인식이 강했다. 1번타자가 출루를 하지 못하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2번타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각 리그는 강한 2번타자를 선호하고 있다. 1번타자가 출루해 득점권에 가면 해결사 역할까지도 할 수 있는 강타자들을 상위타선에 배치해 타력의 극대화를 노리는 것이다.

LG 양상문 감독도 올 시즌 공격형 2번타자를 염두에 두고 고민을 하다가 오지환(27)을 적임자로 최종 낙점했다. 시범경기부터 테스트를 거쳤다. 처음에는 낯선 옷이었다. 시범경기에서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30타수 8안타), 4타점으로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의 포지션은 유격수다. 체력 소모가 큰 보직이기 때문에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양 감독도 그동안 그의 컨디션을 고려해 주로 6번과 9번 타순에 배치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었다. 오지환은 지난해 타율 0.280, 20홈런, 78타점, 17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했다. 그가 2번에서 역할을 해주면 3번 박용택~4번 루이스 히메네스~5번 채은성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상위타선이 완성된다. 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인 기동력까지 살릴 수 있다.

양 감독은 “올해 오지환은 2번 타순에 쓰려고 한다. 오지환이 2번을 맡아 줬을 때 가장 그림이 좋다”고 강한 타선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 오지환은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정규시즌에 돌입하자마자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개막부터 변화무쌍한 선발라인업에서 단 한 번도 이름이 빠진 적 없다. 9일까지 2번 유격수로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타율 0.429(28타수 12안타), 2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6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승부에 결정적인 2점홈런을 때려내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물론 시즌 초반이지만 장타율이 0.821에 이를 정도로 강한 2번의 면모를 한껏 과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타순에 맞는 역할도 해내고 있다. 안타뿐 아니라 6볼넷을 골라내며 출루율이 0.529에 달했다. 여기에 도루 2개까지 성공했다. 양 감독이 바라는 강한 2번타자다운 최고의 활약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