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이 말하는 ‘영웅’ 대니의 남다른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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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대니.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대니. 스포츠동아DB
“고통은 잠깐이지만 기쁨은 영원하다는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뛰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선수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 승리로 우승을 확정한 뒤 가족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아들을 끌어안고 기뻐하던 대니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네자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챔프전 4~5차전에서 2차례나 발목을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대니는 기존 외국인선수 톤 밴 랭크벨트의 대체선수로 5라운드 중반 팀에 합류했다.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해 ‘계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플레이오프(PO)와 챔프전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팀의 3번째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챔프전 5차전에선 17득점(3블로킹·2서브), 공격성공률 54.54%의 만점 활약을 선보이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 모두에게 고맙다. 최태웅 감독님을 비롯한 코치진과 동료, 팬들에게 고마움이 크다. 구단에서 나를 믿고 뽑아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챔프전이 끝나고 ‘내부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대니가 선수단에 불어넣은 시너지효과는 생각보다 더 컸다. 현대캐피탈 신현석 단장은 “대니는 성품이 훌륭한 선수다”며 “정말 많이 노력했다. 공격수들이 연습할 때 세터의 토스에 맞춰 점프하면서 타이밍을 맞추는 등 끊임없이 우리 팀의 플레이에 맞춰나가려 했다. 발목이 아픈 상황에서도 티를 내지 않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선수들도 큰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대니.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대니. 스포츠동아DB

최태웅 감독은 “대니가 사실 4~5차전에서 모두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에 선수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창출한 시너지효과가 매우 컸다. 정말 즐겁게 배구하면서 선수들과 정이 많이 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장 문성민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대니가 뒤늦게 합류해 선수들과 어울리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본인이 정말 많이 노력했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데도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해줘서 고맙다.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구단도 대니가 출국하기 전까지 최고의 예우를 갖춰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캐피탈 구단관계자는 “대니가 크로아티아대표팀에도 합류해야 한다. 발목 치료를 마치고 서울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4월 말쯤 출국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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