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랑 김승혁…신혼여행도 뒤로 미뤘다, 아내에게 우승컵 안겨주려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4일 05시 45분


2014년 KPGA 상금왕을 차지하며 성공시대를 연 김승혁은 최근 2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겨울 태국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그는 2017년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2014년 KPGA 상금왕을 차지하며 성공시대를 연 김승혁은 최근 2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겨울 태국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그는 2017년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 ‘2014년 상금왕’ 부활 꿈꾸는 새 신랑 김 승 혁

“태국서 하루 8∼9시간씩 맹훈련
3년전 과욕 실수, 되풀이 않겠다”

김승혁(30)이 클럽을 고쳐 잡았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하루 8∼9시간씩 맹훈련을 하며 새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승혁은 뒤늦게 꽃을 피웠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해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하던 그는 10년 만인 2014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에 오르며 1인자로 올라섰다. 그해 SK텔레콤오픈에서 뒤늦게 데뷔 첫 우승을 신고한 데 이어 한국오픈 정상에 올랐다. 상금왕과 대상의 2관왕에 등극했다. 일본에서도 도카이클래식 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상을 받아 한일 양국에서 모두 성공을 맛봤다. 그 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2014동아스포츠대상 남자골프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4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30개 가까운 대회에 출전하다보니 탈이 나고 말았다. “어깨며 등이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너무 무리했다.”

김승혁은 제대로 된 휴식 없이 강행군만 했던 자신의 행동을 뒤늦게 후회했다.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2014년 한국에서 상금왕, 일본에서 16위를 기록했지만 2015년 56위와 78위로 바닥을 쳤다. 마음고생이 심했으나,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일본투어에서 상금랭킹을 44위까지 끌어올리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새 시즌을 앞둔 김승혁은 ‘부활’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2014년 보여줬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아픈 곳도 없고, 샷 감각도 좋아지고 있다. 올해 기대할 만하다.”

김승혁이 자신감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겨울 태국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성과가 좋았다. 무엇보다 2개월 가까이 머물면서 기술적 부분과 함께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부상이 뒤따른 것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데서 기인했음을 새삼 깨달았다.

김승혁은 “그때(2014년)는 너무 잘 됐다. 그러다보니 욕심이 났고,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쉬면서 다음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앞만 보고 달렸다가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태국에서 훈련하면서 어긋났던 부분을 바로잡은 것은 물론, 내 자신을 돌아보면서 여유도 찾고 마음을 다스렸다”며 3년 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는 김승혁에게 용기를 주는 지원군도 생겼다. 3월 25일 고향인 부산에서 최리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가장이 된 그는 자신의 편이 있다는 것에 든든해했다. 김승혁은 “옆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생겨 마음이 편하다”며 “불안한 마음을 나누고 함께 덜 수 있어 큰 힘이 될 것 같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더 힘이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표도 생겼다. 아내 앞에서 멋지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꿈을 꾸고 있다. 이를 위해 신혼의 단꿈도 잠시 접어뒀다. 신혼여행을 시즌 뒤로 미룬 채 13일 예정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개막전(도켄홈메이드)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새신랑’ 김승혁은 “TV를 통해 우승한 뒤 가족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나도 그런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아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멋지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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