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포비아? 롯데 ‘이대호 효과’로 위닝시리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3일 05시 30분


이대호가 롯데의 봄바람을 몰고 왔다. 이대호가 구심점이 된 롯데는 NC와의 마산 원정 개막 3연전을 2승1패 우세로 이끌며 ‘NC 공포증’을 털어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롯데의 봄바람을 몰고 왔다. 이대호가 구심점이 된 롯데는 NC와의 마산 원정 개막 3연전을 2승1패 우세로 이끌며 ‘NC 공포증’을 털어냈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작년에도 두 번째 게임에서는 이겼습니다.”

3월31일 마산 개막전에서 롯데는 NC에 5-6으로 패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NC전 연패 숫자가 15로 늘어났다. 그리고는 4월1일 2번째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면서 마침내 지긋지긋한 NC전 연패 사슬을 끊었다.

3연전 마지막 날인 2일 마산구장. 이날 경기 전 주변에서는 ‘올해 NC전 1승을 했으니 작년 1년치 다 한 것 아니냐. 앞으로 홀가분하게 NC전에서만 조금만 더 이기면 가을잔치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러자 롯데 조원우 감독은 “작년에도 두 번째 게임에서는 이겼다”며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지난해 4월15일 첫 만남에서 0-3으로 패한 뒤 하루 우천순연 후 17일 두 번째 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후 14경기를 모두 지고 말았다.

올 시즌 3번째 경기의 결과가 그래서 더욱 중요했다. 지난해의 재판이냐, ‘NC 포비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했다. 1회 2사 후 3번 손아섭의 중전안타와 4번 이대호의 우전안타로 1·2루의 찬스를 얻은 뒤 5번 최준석의 2타점짜리 우중간 2루타로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리고 4회 신본기의 3점홈런, 강민호의 홈런 2방(6회 1점홈런, 7회 3점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전준우(8회 1점홈런)와 정훈(9회 1점홈런)까지 홈런을 터뜨리며 12-4 대승을 거뒀다. 개막전 패배 후 2연승을 올리며 낙동강 더비 원정에서 귀중한 수확을 거두고 부산으로 돌아갔다.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롯데에 부는 ‘이대호 효과’

롯데의 개막 3연전 위닝시리즈에는 ‘이대호 효과’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차전에서 비록 5-6으로 패했지만 9회 솔로홈런을 때리며 복귀 신고식을 했다. 무엇보다 1-6으로 뒤지다 5-6으로 1점차까지 따라붙는 악착같은 모습이 고무적이었다. 이대호는 개막 3연전에서 10타수5안타(1홈런)를 기록했다. 적장인 김경문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상대팀이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중심에서 팀을 뭉치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가 잘 치고 못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덕아웃에서 계속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아웃되고 들어오는 선수에게도 ‘괜찮다’, ‘잘할 수 있다’면서 분위기를 살린다. 분위기 메이커다”면서 “무조건 홈런을 치려고만 하지 않고 야구를 잘 아는 선수니까 힘 빼고 칠 때는 힘 빼고 치고, 진루타가 필요할 때는 진루타를 친다. 어쨌든 뒤에 최준석-강민호까지 붙어 있으면 상대가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면서 흡족해 했다.

이날 6번타자로 나서 홈런 2방을 포함해 5타수3안타4타점으로 맹활약한 강민호는 “상대가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는 대호 형하고 승부를 안 할 것이다. 결국 준석이 형과 내가 잘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대호의 존재감이 미치는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 후 “일단 NC 상대 15연패를 끊은 것이 좋다”면서 “후배들이 뭉쳐서 해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집중을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홈런 스윙보다는 출루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홈 개막전을 준비 잘해서 홈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마산구장까지 찾아온 롯데 팬들은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응원가를 불렀고, 개막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하자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르며 승리의 기분을 만끽했다.

마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