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졸전 바라보는 최강희 감독의 아쉬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3일 05시 45분


전북 최강희 감독.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전북 최강희 감독.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전북서만 5명 차출…사기 저하 등 부작용

품을 벗어난 자식을 걱정하는 것은 세상 부모 누구나 마찬가지다. 축구국가대표팀에 많은 선수들을 보냈던 전북현대 최강희(58) 감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북은 지난달 23일 중국전(원정·0-1 패), 28일 시리아전(홈·1-0 승)을 치른 대표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7차전 소집명단에 가장 많은 5명을 배출했다. 사실상 전 포지션에 걸쳐 주요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좌우 풀백 김진수-이용, 다용도 수비수 최철순, 미드필더 김보경, 공격수 김신욱이다.

물론 처음 겪는 일은 아니다. K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외면해온 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은 아시아 최종예선 들어 부진이 계속되자 아시아 최강 클럽으로 우뚝 선 전북을 주목했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둔 지난해 11월에도 무려 6명의 전북 선수들을 호출했다. 그렇다고 선수 전원을 골고루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대표팀의 주축은 유럽, 중국, 중동에서 뛰는 해외파다. 최 감독의 아쉬움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차출도, 기용도 어디까지나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권한이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제자들의 허탈한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전북현대 김신욱(오른쪽)이 2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홈경기 도중 헤딩을 시도하자, 상대 골키퍼 유현이 껑충 뛰어올라 먼저 잡아내고 있다. 전북이 서울을 1-0으로 눌렀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전북현대 김신욱(오른쪽)이 2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홈경기 도중 헤딩을 시도하자, 상대 골키퍼 유현이 껑충 뛰어올라 먼저 잡아내고 있다. 전북이 서울을 1-0으로 눌렀다. 전주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4라운드 홈경기에 앞서 최 감독은 “(1경기도 못 뛴) 김보경의 마음만 어루만졌다”는 말로 상황을 되돌아봤다. 김보경은 정말 몸만 풀다 3월 A매치 2연전을 마쳤다. 오히려 감기몸살을 얻어 컨디션이 나빠졌다. “태극마크는 대단한 자긍심을 주지만, 뛰지 못하면 마냥 좋은 의미만 부여할 수는 없다. 더욱이 A매치 휴식기는 휴식과 재정비를 위한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이 최 감독의 설명이었다.

전북은 결국 모호한 휴식기를 보냈다. 주요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된 데다 부상자까지 나오는 바람에 실질적으로 팀 훈련에 참여한 선수는 16명에 불과했다. 여기에 대표팀의 거듭된 졸전으로 인한 사기저하까지 겹쳤다. 국가대표팀에 준하는 전력을 보유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 전북의 현실이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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