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죽은 프로야구, 흥행도 풀 죽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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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탈락-조기 대선, 악재 가능성
초반 TV중계 시청률도 영향 받을 듯

“2017년에는 1000만 관중을 돌파할 겁니다.”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2014년 12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약 834만 명. 2015년(약 736만 명)보다 13.2% 늘어난 숫자다. 이 추세를 유지한다면 올해 프로야구는 1000만 명은 몰라도 900만 명 돌파는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하기도 전에 흥행 악재를 만났다. 첫 번째 암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다. 실제로 2013년 한국 대표팀이 WBC 1라운드에서 탈락했을 때도 총 관중은 약 633만 명으로 716만 명 가까이 찾았던 전년도보다 11.5% 줄었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5월 초순까지 ‘대선 정국’이 펼쳐지는 것도 야구장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프로야구 한 시즌 중에서 관중이 제일 많이 찾는 달은 5월이고 개막 첫 달인 4월도 월별 최다 관중 2, 3위를 다툰다. 특히 어린이날(5월 5일)은 지난해 5개 구장에 총 11만4085명이 찾아 역대 프로야구 하루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울 만큼 관중이 많은 날이지만 올해는 대선이 코앞이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촛불 집회’에 다녀왔다는 한 프로야구 선수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뉴스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사람들이 뉴스를 보느라 프로야구 중계를 외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프로 스포츠 종목 중에서 TV 시청률로는 프로야구와 1, 2위를 다투는 프로배구도 이미 ‘최순실 게이트’에 영향을 받았다. 4라운드까지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은 0.8%로 지난 시즌 1.1%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남자부 평일 경기(오후 7시 시작) 도중 주요 방송사 메인 뉴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시청률이 내려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kbo#조기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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