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의 몰락 보여주는 지표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18일 05시 30분


OK저축은행. 스포츠동아DB
OK저축은행. 스포츠동아DB
OK저축은행은 2014~2015·2015~2016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차지한 강팀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로버트랜디 시몬(30·쿠바)이 이탈해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었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송명근~송희채~이민규 등 국내선수층이 탄탄한 데다 2년간 우승을 경험하며 ‘승리 DNA’를 충분히 쌓았다고 판단해서였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부진을 넘어 처참한 수준이다. 승점 13(4승19패)으로 남자부 최하위(7위)다. 6위 KB손해보험(승점 27)과 격차도 2배가 넘는다. 첫 9경기에서 3승6패를 기록한 뒤 8연패에 빠졌고, 간신히 4승째를 거둔 뒤 또 다시 5연패의 늪에 빠졌다. 또 올 시즌 거둔 4승은 모두 풀세트(세트스코어 3-2) 승리로 승점 2점짜리다. 포스트시즌(PS)행 티켓은 그림의 떡이다. 상위권 팀들의 경쟁을 바라봐야만 하는 처지다. 2시즌 동안 챔피언결정전 왕좌에 앉았던 OK저축은행이 창졸지간에 몰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2가지 세부지표를 보면 답이 나온다. 블로킹과 범실이 그것이다.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안성맞춤인 블로킹이 안 되고, 번번이 범실로 흐름을 끊으니 애초에 정상적인 플레이는 불가능한 지경이다. 올 시즌 OK저축은행의 세트당 블로킹은 1.717개로 이 부문 꼴찌다. 남자부에서 세트당 블로킹 2개 미만인 팀은 OK저축은행뿐이다. 효과적인 블로킹을 도와주는 블로킹 어시스트도 114개로 가장 적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높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4~2015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2.777), 2015~2016시즌 2위(세트당 2.398)였던 블로킹이 대폭 감소한 것은 저조한 성적과 맥을 같이한다.

범실은 총 625개다. 남자부에서 600개 이상의 범실을 저지른 팀은 OK저축은행이 유일하다. 특히 357개의 서브범실은 고비에서 번번이 무너진 이유 중 하나다. 11일 수원 한국전력전에서 순수 득점 81-79로 앞서고도 범실로 36점을 헌납한 탓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한 것이 좋은 예다. 블로킹의 약화는 센터와 라이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몬의 이탈 여파 탓이라고 해도 잦은 범실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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