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수비 1위’ 이재영 완전체 진화의 증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5시 30분


흥국생명 이재영은 올 시즌 리시브와 수비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공격력이 워낙 뛰어난 데다 일취월장한 수비까지 선보이며 전천후 선수로 발돋움했다. 박미희 감독은 “경험을 통해 멘탈이 확실히 강해졌고, 워낙 성실하게 훈련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스포츠동아 DB
흥국생명 이재영은 올 시즌 리시브와 수비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공격력이 워낙 뛰어난 데다 일취월장한 수비까지 선보이며 전천후 선수로 발돋움했다. 박미희 감독은 “경험을 통해 멘탈이 확실히 강해졌고, 워낙 성실하게 훈련한다”고 비결을 전했다. 스포츠동아 DB
흥국생명 이재영(20)은 2014~2015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의 최대어였다. 19세 이하(U-19)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와 2014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세계여자배구대회 등 국제무대에서도 검증을 마친 대형 레프트 자원을 마다할 팀은 없었다. 1순위 지명권을 손에 넣은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과 구단관계자들이 쾌재를 부른 이유다. 그렇게 큰 관심을 받으며 프로무대에 발을 들인 이재영은 시즌을 거듭하며 완전체로 진화하고 있다.

이재영의 공격력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오픈과 퀵오픈, 후위공격, 시간차 등의 다양한 공격패턴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입단 첫해 경기당 13.85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왕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문제는 수비였다. 세트당 2.654리시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5위에 올랐지만, 리시브 범실이 65개에 달했다. 한 번 흔들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리시브가 흔들리면 공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슬럼프도 길었다. 리시브라는 세 글자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2015~2016시즌을 통해 달라지기 시작했다. 19경기에서 경기당 17.17득점을 기록했다. 국내선수 중 득점 부문 1위였다. 리시브 3위(세트당 3.478), 수비 2위(세트당 7.017)에 오르며 비득점부문에서도 큰 힘을 보탰다. 데뷔 2년 만에 포스트시즌(PS)도 경험했다. 자신감이 붙었다. 모든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2016리우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 경험까지 쌓았다.

흥국생명 이재영. 스포츠동아DB
흥국생명 이재영. 스포츠동아DB

올 시즌(26일 기준)에는 15경기에서 국내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당 16.6득점을 기록 중이고, 리시브(세트당 4.020)와 수비(세트당 8.039)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완전체로 진화했다. 42.2%의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은 이재영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실점과 연결되는 리시브 범실률이 2.4%(454시도 11범실)에 불과한 점이 눈에 띈다. 2014~2015시즌(8.6%), 2015~2016시즌(5.1%)과 견줘 크게 줄었다.

고속성장은 노력의 결과다. 리시브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공격패턴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쉬지 않는다. 오픈과 퀵오픈, 시간차, 후위공격 등 공격부문 10위 이내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강력한 서브(10위·세트당 0.196)도 장착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생각하는 플레이의 중요성을 깨달은 결과다. 이재영은 “멋모르고 하는 것과 자신감 있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했다. 박 감독은 “아직 완전체는 아니다”면서도 “(이)재영이가 경험을 쌓으면서 멘탈(정신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올림픽과 같은 큰 경기를 통해 성장과정을 거치며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훈련자세도 워낙 성실하다. 과외하다시피 할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용인 흥국생명체육관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너희들은 아직, 너희들의 최고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문구처럼, 이재영의 최고의 모습은 얼마나 위력적일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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