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순서 다르게” 삼성화재 수비의 비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다른 팀의 ‘센터 뒤에 세터’와 달리 ‘세터 뒤에 센터’ 프런트 오더 사용
리베로 활용 늘어나 수비력 강화돼… 단 수비 좋은 왼쪽 공격수 있어야

한전 전광인, 대포알 강타 한국전력 전광인(오른쪽)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삼성화재 김규민과 박철우의 블로킹을 뚫고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전광인은 이날 서브 득점 5점을 포함해 총 19득점(공격 성공률 61.9%)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전력 제공
한전 전광인, 대포알 강타 한국전력 전광인(오른쪽)이 2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삼성화재 김규민과 박철우의 블로킹을 뚫고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전광인은 이날 서브 득점 5점을 포함해 총 19득점(공격 성공률 61.9%)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전력 제공
 “타이스, 서브 리시브부터 해야지.”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22일 안방경기 도중 외국인 선수 타이스(25·네덜란드)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다른 구단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남자부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서 타이스와 현대캐피탈 톤(32·캐나다)만 ‘서브 리시브 의무’가 있는 레프트로 뛰기 때문이다.

 타이스는 톤과도 다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이스는 삼성화재 전체 공격 중 51.0%를 책임졌다. 톤의 공격 점유율은 24.6%가 전부다. 타이스처럼 공격을 많이 하는 선수가 상대 서브도 계속 받으면 체력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려고 삼성화재는 다른 구단과 서브 순서도 다르게 짠다. 이날 삼성화재 서브는 레프트 타이스-세터 유광우(31)-센터 김규민(26) 순서였다. 상대 팀 한국전력은 반대로 센터 윤봉우(34)-세터 강민웅(31)-레프트 전광인(25) 순으로 서브를 넣었다. 삼성화재처럼 레프트가 세터보다 먼저 서브를 넣는 걸 ‘프런트 오더’라고 하고, 한국전력 같은 방식을 ‘백 오더’라고 한다.

 삼성화재에서 프런트 오더를 쓰는 건 ‘토종 라이트’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주전 박철우(31)를 비롯해 국내 선수가 라이트를 맡는 일이 많았다. 그 대신 외국인 선수가 레프트를 맡았다. ‘쿠바 특급’ 레오(26)도 레프트였다.

 라이트는 전술상 서브 리시브 의무를 면제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레프트 수비 부담도 줄여야 한다. 이럴 때 프런트 오더를 쓰면 수비 전문 선수 리베로가 코트 중앙에서 수비를 진두지휘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팀이나 이런 방식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삼성화재 임 감독은 “프런트 오더를 쓰려면 리베로만큼 수비가 좋은 레프트 한 명이 꼭 필요하다. 외국인 레프트가 수비 부담을 더는 만큼 토종 레프트는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삼성화재에는 신진식(41), 석진욱(40)처럼 수비가 좋은 레프트가 있었기에 프런트 오더가 전통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프런트 오더는 이날 삼성화재에 승리를 안겨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1-3(20-25, 26-24, 18-25, 19-25)으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KGC인삼공사에 3-0(28-26, 25-20, 25-17) 완승을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전광인#삼성화재#타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