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KIA와 윤석민, 수술로 의견 모은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9일 05시 30분


KIA 윤석민. 스포츠동아DB
KIA 윤석민. 스포츠동아DB
KIA 우완투수 윤석민(30)이 끝내 수술대에 올랐다. 구단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하기로 했다. KIA는 수술 가능성이 있던 윤석민의 부재 상황을 마련해두고 2017시즌 구상을 해왔다. 윤석민은 내년 후반기 복귀가 예상된다.

윤석민은 8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공제병원에서 관절경을 통해 오른쪽 어깨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3~4일간 입원 치료를 받으며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퇴원한 뒤, 함평에서 재활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단 측은 재활에 4~6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빠르면 전반기에도 돌아올 수 있지만, 사실상 후반기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KIA는 시즌 종료 후 윤석민과 어깨 수술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검진 받은 결과, 수술을 받는 게 낫다는 소견이 나왔다. 윤석민과 KIA 모두 이번 기회에 문제를 훌훌 털고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석민의 어깨 문제는 일종의 ‘고질병’이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팔꿈치나 어깨에 재활로 다스릴만한 문제를 안고 있다. 윤석민 역시 계속해서 수술 소견이 있었지만, 재활로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해왔다. 지난해 초 4년 90억원에 친정 KIA에 복귀했을 때,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의 어깨와 덜 만들어진 몸 상태를 고려해 마무리 보직을 맡겼다.

올해는 비 시즌 동안 근력운동에 집중해 선발로 준비했으나, 결국 어깨 통증으로 4개월이나 자리를 비우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3경기 선발등판만에 4월 말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8월 말에야 1군에 복귀했다. 그마저도 지난해처럼 구원투수로 뛰었다.

KIA 윤석민. 스포츠동아DB
KIA 윤석민. 스포츠동아DB

어깨 수술이 위험하다고 말하지만, 윤석민의 경우 상대적으로 간단한 수술이다. 회전근이나 관절와순 등에 문제가 생겼다면 복귀가 불투명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웃자란 뼈를 깎는 수술로 복귀에 큰 문제가 없다. 양측 모두 수술로 의견을 모은 이유다. 한화 윤규진은 지난해 10월 같은 수술을 받아 4월 중순 복귀했다. 지난 7월엔 같은 팀의 안영명도 이 수술을 받고, 내년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양현종의 잔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윤석민의 이탈은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KIA는 이미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서 윤석민을 ‘상수’가 아닌 ‘변수’로 놓고 있었다. 어깨 상태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미 (윤)석민이가 없다는 전제를 해왔다. 건강히 던질 수 있다고 계산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선수도 수술을 원했다. 어깨지만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 몇 개월 걸리더라도 나중에 부담이 있는 것보단 지금 털고 가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KIA는 사실상 내년 시즌 전반기까진 윤석민 없이 임할 각오를 해왔다. 전력보강을 통해 내년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순위싸움에서 중요해지는 후반기, 윤석민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윤석민까지 이탈하면서 에이스 양현종의 잔류는 KIA에 더욱 중요해졌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끝난 뒤엔 양측의 지지부진한 협상에 진전이 생길 전망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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