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적’ 우규민, 떠나는 모습이 더 아름다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7일 05시 30분


우규민(삼성)이 정든 친정팀을 떠나는 마음을 손수 남기며 아쉬움을 표했다. 우규민은 5일 늦은 시각 자신의 SNS에 LG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장문의 편지를 LG팬들에게 남겼다. 비록 FA 계약으로 친정을 떠나지만 오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네기 위함이었다. 사진출처 | 우규민 인스타그램
우규민(삼성)이 정든 친정팀을 떠나는 마음을 손수 남기며 아쉬움을 표했다. 우규민은 5일 늦은 시각 자신의 SNS에 LG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장문의 편지를 LG팬들에게 남겼다. 비록 FA 계약으로 친정을 떠나지만 오랜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네기 위함이었다. 사진출처 | 우규민 인스타그램
우규민(31)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했다. 4년간 계약금 37억원·연봉 7억원, 총액 65억원의 대형계약이었다. 그는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좋은 구단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삼성 측에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쁨과 아쉬움,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규민은 2003년 LG에 입단해 무려 14년을 뛰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시간이다. LG는 강산이 바뀌고도 남을 시간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팀이었다. 동료들과는 형제 이상으로 가깝게 지냈다. 삼성과의 계약소식이 전해지자 여기저기서 축하전화를 받았지만 “삼성에 가게 된 것이 감사하고 기쁘면서도 막상 LG를 떠난다고 하니 이상하게 마음이 쓸쓸하다”는 게 그의 솔직한 속내였다.

우규민의 마음에는 1%의 거짓도 없었다. 그는 계약 직후 개인 SNS에 LG 팬들을 향해 진정성 어린 편지를 남기며 아름다운 작별을 고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지 14년 만에 편지로 제 마음을 전하게 됐습니다. 첫 편지가 작별인사가 된 점, 정말 슬프고 죄송합니다’는 말로 시작된 글에는 팀을 떠나기까지 고뇌와 그동안 자신을 아낌없이 응원해준 LG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삼성 우규민(오른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우규민(오른쪽).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우규민은 ‘한 팀에서만 14년을 뛰었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까지 고민이 많았다’며 ‘14년 동안 보내주신 사랑, 응원, 관심, 함성은 야구를 하며 힘든 시간도 이겨낼 수 있는 버팀목이자 내 삶의 모든 것이었다.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글과 영상, SNS 메시지들을 다 챙겨봤다.

볼 때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고 정말 감사했기에 더욱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팬들만 생각하면 트윈스를 떠날 수 없었지만 나를 더 필요로 하고 제 가치를 더 인정해주는 곳에서 뛰는 것도 중요했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 너무나 괴로운 고민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고 팬 여러분이 주셨던 사랑, 절대로 잊지 않고 소중히 잘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LG 팬들에게 우규민이 그랬다. 그의 글을 접한 팬들은 “작별은 아쉽지만 어디서나 그의 활약을 응원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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