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기대주 김은섭 “떨리지만 행복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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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cm 센터, 프로벽에 한때 방황… 4시즌만의 V리그 복귀전서 6득점

 “아직도 떨립니다. V리그에 다시 나왔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을 찾은 우리카드의 김은섭(27·211cm·사진)은 여전히 긴장해 있었다. 프로배구 최장신 선수인 그에게 이날 경기는 네 시즌 만의 V리그 복귀전이었다.

 2012∼2013 신인선수 드래프트 때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김은섭은 한국 배구의 기대주였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상무를 제대한 뒤에는 배구를 포기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올해 초 실업팀을 거쳐 8월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밖에 나가 보니 정말 배구밖에 할 게 없었다”고 말하는 김은섭에 대해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이 친구가 (팀 전체에) 절실함을 안겨주지 않을까란 생각에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주전 센터 박상하의 발목 통증으로 출전 기회를 얻은 김은섭은 이날 블로킹 4개를 포함해 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3-0(25-18, 25-22, 30-28) 승리를 도왔다.

 경기 내내 코트 안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에게 자극을 불어넣은 김은섭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위축될까 봐 한 행동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팀 분위기는 내가 끌고 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김은섭은 “쉬는 동안 생각보다 배구의 템포가 너무 빨라져 숙제가 많아진 것 같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목표는 그저 이기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김은섭의 배구인생은 한 뼘 더 자라났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배구#v리그#김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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