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패장 염경엽 “구단-팬에 죄송” 사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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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S 우승 실패 가장 아쉬워”
구단 “상의도 없이… 당혹스럽다”

기자회견하는 염경엽 감독.
기자회견하는 염경엽 감독.
 예정된 이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전격적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1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직후 염 감독은 홀로 방문팀 감독실로 들어가 마지막 준비를 하는 듯했다. 그러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휴대전화에 적어 둔 메모를 읽기 시작했다.

 2014년 11월에 3년 계약을 한 염 감독은 내년까지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간 올 시즌에도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3위를 차지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염 감독은 “4년 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4년 동안 넥센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했다. 구단과 팬들에게 우승을 못 이뤄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다. 개인적으로는 201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넥센 감독직을 그만둔다는 얘기는 그동안 야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수도권 A팀 감독으로 간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염 감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여러 차례 구단 측에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과 넥센의 결별에는 야구를 보는 시각의 갈등이 잠재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염 감독은 넥센 특유의 프런트 야구를 자신의 야구에 대한 간섭으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구단과 상의하지 않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무척 당혹스럽다. 추후 논의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넥센 히어로즈#염경엽 감독#준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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