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잡은’ 김하성, 8월 피날레가 의미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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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1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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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넥센 유격수 김하성(21)에게 8월은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았다. 30일까지 8월 22경기에서 타율 0.143(77타수11안타), 4홈런, 9타점으로 부진했다. 7월까지 0.301이었던 시즌 타율은 0.272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넥센 염경엽 감독은 휴식을 주기보다 김하성을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 “더 단단해지라”고 조언하며 감을 찾도록 도왔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하성은 8월31일 대구 삼성전에서 본래 자기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3타수2안타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5-6 완승을 이끌었다. 0.272였던 시즌 타율도 0.275(426타수117안타)로 끌어올렸다. 8월의 마지막날 긴 부진에서 빠져나올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3-3이던 3회 2사 만루에서 터트린 2타점 2루타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8월 첫 2루타이자 이날의 결승타였기 때문이다. 이는 김하성의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때 자주 나오던 타구다. 홈런을 노리는 어퍼스윙이 아닌 간결하게 밀어친 타격 또한 돋보였다.

염 감독은 김하성의 8월 부진을 두고 “(김하성이) 더 단단해져야 한다. 야구를 하면서 빨리 얻고싶다고 얻어지는 것은 없다. 골든글러브, 20홈런-20도루와 같은 기록은 나중에 달성해도 전혀 늦지 않는다. 어설프게 빨리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이가 안 좋을 때마다 휴식을 주다 보면 나중에 같은 상황이 와도 이겨내지 못한다. 체력이 떨어진 것이 보이면 당연히 휴식을 줘야 하지만, 하성이는 체력보다 기술적인 문제다. 본인이 공부해서 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침내 그 믿음에 응답했다. 경기 후 만난 김하성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던 그는 “감독님과 심재학 타격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감독님께서 ‘너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계속 믿어주셨다. 잘 안 맞는데 급하게 승부하다 보니 안 좋은 공에 손이 많이 나갔다. 욕심낸다고 다 되진 않더라. 오늘의 좋은 흐름을 9월에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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