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무욕으로 더 빛난 통산 타점1위 대기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5일 05시 30분


삼성 이승엽(왼쪽)이 2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 홈경기에서 1타점을 추가해 KBO리그 역대 1위인 통산 1390타점을 달성한 뒤 류중일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이승엽(왼쪽)이 2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 홈경기에서 1타점을 추가해 KBO리그 역대 1위인 통산 1390타점을 달성한 뒤 류중일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아름다운 스윙이었다. 한·일 통산 600홈런 고지에 단 2개만을 남겨둔 최고의 홈런타자지만 팀에 꼭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욕심은 없었다. 상대 투수는 국내 최고의 슬라이더를 가진 좌완 김광현(SK). 좌타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피하며 가장 낮은 코스로 파고드는 슬라이더는 삼진을 유혹했지만 물 흐르듯 힘을 뺀 부드러운 스윙은 기어코 공을 맞췄고, KBO리그 역대 통산 타점 1위 숫자를 바꿨다.

삼성 이승엽(40)이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SK전에서 역대 통산 타점 1위로 올라섰다.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2회 무사 2루에서 SK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렸고, 2루 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으며 타점을 올렸다. 이승엽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초중반까지 일본에서 뛴 8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KBO리그에서 14시즌 2136경기 만에 양준혁(MBC스포츠+해설위원)의 1389타점을 뛰어넘어 1390타점으로 통산 1위에 올라섰다.

김광현은 2회 첫 타자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이승엽을 상대했다. 이승엽은 초구 129㎞ 슬라이더 헛스윙, 2구 146㎞ 직구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 0B-2S로 몰렸다. 3구 볼로 판정된 134㎞ 슬라이더를 고르자 김광현은 바깥쪽으로 꽉 찬 132㎞ 슬라이더를 던졌다. 투구추적시스템으로는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난 공이었지만 스트라이크로 판정해도 무관한 공이었다. 이승엽은 공을 정확히 맞추는 가벼운 스윙을 했다. 공은 내야수가 없는 빈 공간을 통통 튀기며 중견수 앞까지 향했다.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타점이었다. 대기록이 달성된 순간이었지만 이승엽은 경기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5회 종료 후 삼성과 SK 선수단 전원은 덕아웃 앞에 서서 이승엽의 신기록 달성을 축하하며 박수를 쳤고, 그제야 이승엽은 모자를 벗고 정중히 인사하며 화답했다.

이승엽은 기록 달성 후 “역대 선수 중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하게 된 것에 대해 제 자신에게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14년을 뛰었는데 그동안 수많은 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타점 기록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3-4로 패하자 “야구는 단체 종목인 만큼 팀이 패했기 때문에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 팀원들 모두 아직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기록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고참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팀을 먼저 강조했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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