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굿모닝 MLB] 양키스의 ‘포스트’ A-로드와 테셰라는 누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8월 25일 05시 30분


알렉스 로드리게스-마크 테셰라(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마크 테셰라(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월드시리즈에서 27차례 우승한 뉴욕 양키스는 누구나 인정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팀이다. 역대 2위 세인트루이스(11차례)와 3위 오클랜드(9차례)의 우승을 합쳐도 7번이나 더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영원한 라이벌 보스턴은 8회 정상에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양키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휴스턴에 무릎을 꿇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단 1경기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탈락한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혼돈을 겪고 있는 올 시즌은 가을잔치 참가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A-로드’ 알렉스 로드리게스(41)가 은퇴를 선언했고, 후보 1루수로 전락한 마크 테셰라(36)도 시즌을 마친 후 유니폼을 벗는다. 막강 불펜투수 아롤디스 차프만(28)과 앤드루 밀러(31)는 시즌 도중 다른 팀으로 옮겨 갔다. 39세의 노장이지만 팀 내 홈런과 타점 1위를 기록하던 카를로스 벨트란은 우승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텍사스로 이적했다. 이처럼 늘 ‘바이어’의 입장이던 양키스가 올해는 ‘셀러’가 되는 매우 드문 현상이 펼쳐진 것.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으로 가을 야구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지만 미래를 짊어질 젊은 스타들의 대거 등장은 양키스 팬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

뉴욕 양키스 개리 산체스는 올 시즌 최고의 깜짝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기대 이상의 장타력으로 양키스 주전 포수를 꿰찼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뉴욕 양키스 개리 산체스는 올 시즌 최고의 깜짝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기대 이상의 장타력으로 양키스 주전 포수를 꿰찼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새로운 안방마님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불을 뿜고 있지만 최근 뉴스의 중심은 신예 포수 개리 산체스(23)가 차지하고 있다. 7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포수 브라이언 매캔(32)이 졸지에 후보 신세가 될 정도로 산체스의 활약은 충격 그 자체다. 2014년 5년 8500만 달러의 조건을 제시해 영입한 매캔이 지명타자나 백업 포수로 경기에 나서게 된 것은 산체스의 불방망이 때문이다. 8월초 올 시즌 두 번째로 빅리그 콜업을 받은 산체스는 18경기에서 16번이나 선발로 나서 무려 8개의 홈런을 때려내 구단 신기록을 수립했다. 타율도 0.410이나 된다. 25개의 안타 중 2루타도 5개가 돼 장타율 0.831을 마크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아메리칸리그는 타율 0.523에 홈런 4개를 쏘아 올린 산체스를 ‘이 주일의 선수’로 발표했다. 양키스 포수가 ‘이 주일의 선수’로 뽑힌 건 1976년 서먼 먼슨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산체스가 양키스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09년이다. 16세 선수에게 250만 달러를 과감하게 투자한 양키스의 선택은 7년의 기다림 끝에 빛이 나고 있다. 내년 시즌 올스타전 아메리칸리그 주전 포수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살바도르 페레스가 아닌 산체스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벌써부터 나온다.

뉴욕 양키스 채드 그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뉴욕 양키스 채드 그린.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한여름의 트라이아웃

23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2위 볼티모어를 5경기 차로 추격 중인 양키스는 산체스 외에도 신예 선수들을 중용하며 오히려 상승세다. 아직 시즌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지만 로드리게스와 테셰라의 뒤를 이을 옥석 가리기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마치 스프링캠프 때 25인 로스터에 들기 위해 애를 쓰는 것처럼 팀 내 주전 경쟁이 연일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올 시즌 양키스의 선발진은 참담한 수준이다. 이반 노바(29)가 피츠버그로 둥지를 옮긴 가운데 네이산 이오발디(26)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을 접었다. 큰 기대를 걸었던 루이스 세베리노(22)는 1승8패(방어율 7.19)의 저조한 성적을 거둬 트리플A로 내려갔다. C.C. 사바시아(36)는 7승10패(방어율 4.49), 마이클 피네다(27)도 6승10패(방어율 5.02)로 부진하다. 10승(4패) 고지에 오른 다나카 마사히로만이 방어율 3.24를 기록하며 홀로 분전하는 모양새다.

이에 조 지라디 감독은 멕시코 출신의 루이스 세사(24)와 채드 그린(25)을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올 시즌 8경기에 불펜으로만 출전했던 세사는 지난 21일 LA에인절스전에 생애 처음 선발로 나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평균 구속 152.4km나 되는 직구에 129km의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에인절스 타선을 요리했다.

바로 다음날 선발로 출격한 그린도 에인절스 타선을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았다. 비록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패전을 기록하긴 했지만 직전 등판인 토론토전의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였다. 그린 역시 평균 152km의 빠른 볼에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하는 파워 피처로 제구력까지 갖췄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좌완 불펜 투수 저스틴 윌슨(29)을 디트로이트로 내줄 때 영입한 유망주다.

야수 중에서는 타일러 어스틴(24)과 애런 저지(24)가 주전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아직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지라디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출전 기회가 점점 늘고 있다. 어스틴은 내년 시즌 주전 1루수 자리를 노리고 있고, 저지는 벨트란의 이적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평가 받고 있다.

MBC스포츠플러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