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3만명’ 얼음 왕국 잉글랜드 꺾고 유로8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29일 05시 45분


아이슬란드 선수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아이슬란드 선수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본선 첫 출전…매경기 ‘신데렐라 스토리’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아이슬란드가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28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의 알리안츠 리비에라에서 열린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2-1로 이겨 8강에 올랐다. 본선 첫 출전에서 매 경기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아이슬란드는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프랑스와 다음달 4일 생드니에서 4강 진출을 다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의 아이슬란드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선수 전원이 해외파로 구성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5년 전까지 아이슬란드는 축구변방으로 분류됐다. 월드컵과 유로 등 메이저대회 본선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2010년 FIFA 랭킹은 무려 112위였다.

아이슬란드축구협회는 꾸준한 투자로 수준 향상에 힘썼다. 겨울이 긴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 일명 ‘하우스’라고 불리는 실내축구장을 건설해 선수들이 상시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이 시설을 통해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육성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받은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코치들을 중심으로 훈련프로그램도 만드는 등 저변을 넓히기 위해 힘썼다. 그 덕에 인구 33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는 유럽축구의 중심으로 서서히 이동했다. 유럽 빅리그에서 활동하는 유명 선수도 배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이슬란드는 경기력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주목 받았다. 2명의 감독이 팀을 공동 지휘하고 있다. 스웨덴 출신 라스 라거백 감독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는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은 치과의사 출신이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축구 코치와 치과의사로 함께 활동했다.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은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했다. 그가 소속된 회사는 이번 대회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밖에도 전 국민의 10%가 프랑스로 원정응원을 다니고, 유로2016의 자국 경기 시청률이 무려 98.6%에 달하는 등 엄청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유로2016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탈락시키며 ‘마법사’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불명예 퇴진을 이끌었던 아이슬란드. 그들의 ‘얼음 마법’이 본선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떨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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