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너무 비싼 용병은 내가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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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5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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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너무 비싼 용병은 내가 반대한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2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투수 스캇 맥그레거(30)에 대해 “26일 잠실 LG전에 선발등판한다”는 사실을 전했다.

퇴출한 로버트 코엘로를 대신해 영입한 맥그레거는 키 193㎝, 몸무게 94㎏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다. 시속 150㎞대 강속구와 함께 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15만 달러(약 1억7500만원)라는 몸값이 눈길을 모은다. 최근 100만 달러짜리 외국인선수도 명함을 못 내미는 상황이다. 이날 퇴출된 한화의 에스밀 로저스는 구단 발표액만 무려 190만 달러(약 22억2500만원)였다. 그에 비하면 맥그레거는 너무나도 저렴한 몸값이다.
메이저리그 경력도 없다.

그러나 염 감독은 “난 용병이 너무 비싸도 반대”라면서 “몸값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실함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보다 차라리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편이 낫다”는 말까지 했다. 이왕이면 비싼 선수, 그리고 메이저리그 경험까지 풍부한 선수를 선호하는 게 당연한 듯하지만 염 감독은 정반대의 의견을 피력했다.

염 감독은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업무를 직접 경험해본 뒤 사령탑 자리에 오른 보기 드문 유형의 인물이다. 현대 시절 프런트에서 근무하며 직접 미국 전역을 돌면서 외국인선수 스카우트를 했다. 당시 스카우트해 성공한 외국인선수는 타자 쪽에서는 클리프 브룸바, 래리 서튼, 투수 족에서는 미키 캘러웨이, 마이크 피어리 등이 대표적이다.

염 감독은 “메이저리그에 못 올라가도 한국에서는 그런 선수가 성공한 사례가 많다. 브룸바, 서튼도 그랬지만, 타이론 우즈나 밴 헤켄 등도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는 대부분 메이저리그 경력이 많고 비싼 선수들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저스도 그렇지만, 2014년 시즌 도중 돌아간 SK 루크 스캇 등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하고 몸값이 비싼 선수였다. 물론 메이저리그 출신 중에서도 훌리오 프랑코 등 모범적인 선수도 있었다. 염 감독도 “모든 메이저리그 출신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태도를 봐야한다”는 뜻이었다.

염 감독은 “돈을 많이 받은 선수는 팀이 그 선수에게 끌려가기 쉽다. 그래서 난 너무 비싼 외국인선수도 반대다. 우리 팀에서 비싼 용병을 뽑으려고 하면 내가 반대한다. 우리나라 리그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돈이 많은 선수보다는 돈을 벌려고 오는 절실한 선수가 낫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새로 영입한 맥그레거 역시 몸값이 15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염 감독이 볼 때는 “매우 절박해 보이는 선수”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맥그레거는 올 시즌이 아니라 내년 시즌을 보고 영입한 선수다. 우리 팀은 용병이 기둥이 돼야하는 팀인데, 새로 뽑은 용병이 내년 시즌 시작부터 안 좋으면 모든 게 헝클어진다. 그래서 올 시즌 적응을 하고 내년 시즌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를 뽑으려고 했다. 맥그레거는 올 시즌 못하면 바꾸면 되고, 예상대로 적응을 잘 하면 내년 시즌에 더 잘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디오로 본 것보다 실제 불펜피칭을 보니 컨트롤이 좋다. 양 쪽 사이드로 각이 좋게 들어간다. 불펜에서 던지는 것과 실전에서 던지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실전에서 어떻게 던지는지 살펴보겠다”며 맥그레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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